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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공약이행률 85.6%의 그늘 "우리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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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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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 된 후 2년 8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재선에 도전했습니다. <오마이TV>는 두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 후보의 공약 이행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오마이TV>가 2011년 보궐선거 당시 박 후보의 공보물 10대 공약 32개를 중심으로 취재한 결과, 현재까지 초·중등학생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투명시정 정착을 위한 '서울정보소통센터' 설치 등의 공약이 완료 됐고 대부분의 공약은 추진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금융기관을 연계한 '희망학자금통장' 사업 추진 공약은 폐기됐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자체 공약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임기 2년 동안의 공약이행사항을 점검한 결과 327개 공약 중 85.6%인 280개 공약은 완료됐다"며 "나머지 47개 공약은 사업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서울시의 자체평가를 바탕으로 지난 달 2일 전국시도지사 공약이행평가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는 주민소통 분야에서 최고등급인 SA등급을, 공약이행완료 분야·2013년 목표달성 분야에서는 그 다음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종합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박 후보의 폐기된 공약과 미흡하게 진행된 주요 핵심공약을 지적했습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서울시와 금융기관이 이자를 매칭 하는 희망학자금 통장(등록금 적립통장) 사업, 지하철 노선 간 직결운행 검토, 공립 병설 유치원 원아의 등·하교 지원하는 스쿨버스 운영, 교육중도 탈락 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교육환경 구축, 저소득층 지원 의료기금 확보, 서울형 건축자재 유통기준의 설정 등의 공약은 폐기됐으며,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투자기금' 조성 공약은 내용의 일부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습니다.
폐기된 공약들에 대해 박원순 후보 캠프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평가한 총 333개의 공약 중, 폐기된 공약은 6개로 전체의 2%에 불과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원순 후보는 '시민과 약속한 공약은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기조아래 최대한 많은 공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으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타당성 재검토에 따른 실효성 감소 등의 공약폐기 사유가 발생하여 불가피하게 일부 공약을 폐기하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약의 폐기 과정도 서울시가 일방적,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아닌, 무작위를 통해 선정한 '서울플랜 시민참여단'을 통해 관련 내용을 심의하고 재조정하여 결정하는 등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박 후보의 핵심공약이었던 "공공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공약은 2013년 말 기준으로 7만3959호 공급이 이루어 진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부채7조 감축 공약'은 임대주택 확대에 따른 보증금 증가와 미지급금, 퇴직급여 충당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새누리당 시의원 "부채 7조 감축 공약 애당초 잘못된 공약"
이에 대해 김용석 새누리당 소속 서울시의원도 "부채 7조 감축 공약은 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공약과 양립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용석 새누리당 소속 서울시의원] "부채 7조 (감축) 공약은 애당초 잘못된 공약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님이 임대주택 8만호를 공급하셨다고 그러는데 임대주택이란 것은 임대잖아요. 임대 보증금이 들어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임대 보증금은 다 부채로 잡힙니다.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주택을 8만호, 많이 짓겠다는 것 하고 부채를 많이 감축하겠다는 것 하고는 양립할 수가 없어요." 박 후보 측은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대보증금의 경우, 임대주택이 늘어날수록 임대보증금이 증가함에 따라 SH공사 재무제표상 부채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이에 서울시에서는 부채 중에서도 직접적인 이자부담이 있고 상환기간이 정해진 채무감축에 중점을 두고 SH공사 등 경영혁신을 추진 중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채무 감축에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한 결과, '13년 말 기준으로 채무를 3조 2,506억원이나 감축하였고, 부채비율은 '12년 346%에서'13년 311%로 감소, 수익은 2012년 △5,354억원에서 2013년 1197억원으로 개선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자체 평가 자료에서 "직접고용 비정규직 1369명 정규직화"를 통해 "서울시 및 산하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추진" 공약을 완료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만 목표를 두어 시행하다보니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 등에 대한 문제 해결에 대한 해법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긍정적이지만... " 정규직 전환 대상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박 후보의 공약 이행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황인철(57) / 목동야구장 시설관리 및 주변청소 업무 담당] "저 같은 나이 먹고 이런 사람들은 계속, 그전에 같으면 떠돌이잖아요. (이제는) 좀 안정되어있으 니까 우선 마음이 푸근하다든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되어 있고 좀 더 나은 거죠. 그 차이가 돈보다도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서울시 뿐 아니고 사회 전반에서 전부 다 일용직이라는 개념을 좀 (없애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사회 갈등의 원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대상이 되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영아 민주노총 다산콜센터지부장은 박 후보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약 이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울시의 거의 모든 민원을 관리하는 다산콜센터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한 점에 대해선 박 후보에게 실망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콜센터 상담자들의 직접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김영아 민주노총 서울본부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 지부장] "저희 다산콜센터에 작년에 박원순 시장님이 들어오고 나서 청소하시는 분하고 경비하시는 분들이 준공무직으로 직접 고용이 됐어요. 다산콜센터 내 상담사들만 여전히 민간위탁으로 되어있는 상태인거죠. 다산콜센터의 내부구성원들이면 다 같이 직접 고용돼야 되는 게 맞는데 다 하면서 다산콜센터 핵심 업무이고 중심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상담사들은 왜 정작 직접고용, 정규직화 시켜주시지 않고 있는지 저희는 사실 많이 실망스럽고 걱정도 많이 되는 부분인거죠. 박원순 시장님이 재임기간에 (디산콜센터 상당원 정규직화의) 필요성이라든지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 있지만, 서울시 내 민간위탁 부분에 고용돼 있는 사람들이 많고, 인건비에 대한 문제라든지 예산상 문제, 인원 문제, 여러 가지와 '지금 연구용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라' 이 얘기를 저희가 3년 동안 듣고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이 정말 무얼 원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저는 다산콜센터 상담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상담사들의 얘기에 가장 잘 귀를 기울여서 제대로 직접고용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박 후보 측은 "그동안 서울시정에서는 2년 6개월 동안 나름대로 노동의 상식을 회복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요구에 대해서 "당연히 정규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지만 서울시의 경우 중앙정부의 총액인건비 가이드라인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모든 상담 노동자에 대해서 정규직화를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다산콜센터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외부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입장에서 보면 정몽준씨가 당선돼야...." 최근 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공약 중 최대 쟁점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이 사업은 31조원을 투입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와 시행사 내부 자금문제로 최종 부도 처리됐습니다.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 용산역세권개발이 발표 7년 만에 최종 무산 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 후보는 2010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도시재생 분야 공약으로 '사람·장소 중심의 주거지 재생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공약의 목표는 '뉴타운·재개발 실태조사 완료 및 주민의견에 따른 해제/추진 결정'. 실제로 박 후보는 뉴타운․재개발 해당 지역을 직접 다니며 불만을 포함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일부 지역은 뉴타운을 해제하기도 했습니다.
박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긴 했지만 용산 등 개발 의지가 있던 주민들은 "의견 청취 외에 별다른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박 후보에게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김윤숙 (53) / 용산구 보광동 거주, 유명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박원순 시장이 태도가 되게 애매모호한 것처럼 보여요, 저희가 봐서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그 사람이 이끌어 주냐, 이끌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럼 박원순 시장은 문제 제기만 해놓고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고 있는 거니까. 지금 박원순씨가 되면 한남 뉴타운 안 된다, 요번엔 정몽준씨 밀어야 된다. 솔직히 개인 김윤숙은 박원순씨가 바른 방향으로 간다고 믿었지만, 제가 진짜 여기서 부동산 하는 입장에서, 한남 뉴타운에 살고 있는, 지금 보광동 살고 있는 주민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정몽준 씨를 밀어야 되는 게 옳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분(박원순 후보)의 태도가 되게 애매모호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결정권 가진 그분(박원순 시장)이 이게 문제라면 대안을 제시했어야 맞는 거거든요. 어떻게든 보완을 해서 가게 할 생각이 있다면 '아, 이분을 믿고 가면 될 거구나' 라는 확신을 줘야 되는 책임도 그분(박원순 후보)한테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박 후보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09년 추진 당시 코레일 소유의 '철도기지창 부지'와 주거지가 대부분인 '서부이촌동 부지'를 통합하느냐 마느냐가 최대 쟁점이었지만 오세훈 전 시장이 무리하게 통합개발을 결정함으로써 ▲사업 이해관계자 급증, ▲초기 사업비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문제로 결국 2013년 좌초되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박원순 후보가 시민들과 전문가, 관련업체들을 만나 경청하고 소통하며 협의한 결과, '철도청 부지'와 '서부이촌동 지역'을 따로 분리하여 개발하고, '서부이촌동 지역'은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 지역으로 서로 요구가 다른 만큼 주민 맞춤 개발로 추진하는 방향을 설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 측은 또 "빈 공터로 남아 있는 철도청 부지는 코레일과 드림허브 간에 토지 반환 소송이 마무리되는 대로, 코레일이 새로운 개발계획을 제출하면 개발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서울의 핵심 성장축으로 용산일대를 2030서울플랜(서울도시기본계획)상의 광역 거점으로 지정, 서울의 핵심 성장축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이 지적한 답답함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서울시 공약이행 평가단 의견을 종합해 "서울시의 주민소통은 매우 우수하였다는 평가가 우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공약을 이행하는데 주민 소통이 매우 우수했다는 평가에 대해 한 서울시 공무원은 '시민중심의 소통'이 핵심인 박 후보의 공약 사업이 "공무원들이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고 공무원 정서와 맞지 않아 일하는 데 답답함이 있었다"라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A씨 / 서울시 공무원] "2년 반 동안 뭐 저희 시장님이 여러 공약들 했었고 또 박원순 시장님이 하고자 하는 방향들이 어떻게 보면 공동체적인 부분들이 많잖아요.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를 같이 해나가는 공동체적인 많은 사업들을 하셨는데 사실 그런 부분들이 공무원 정서에 좀 안 맞는 부분은 있어요. 사실 공무원들이 접하지 않았던 부분들이거든요. 지식적으로도 새로운 분야들이거든요. 시민사회활동을 하시면서 겪었던 부분들을 행정으로 갖고오다보니까 행정에서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왜냐면 그런 부분들을 상당히 내공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직원들이 조금 머리를 갸우뚱하고 이게 뭐하는 거냐. 협동조합이 돼서 어떻게 서울이 바뀐다는 것인지 어떤 식으로 서울이 나간다는 것인지에 대한 개념자체를 못 잡다가 보니까 그런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아 이거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를 알고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에서 답답한 거죠, 못 따라가니까."
이러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고충에 대해 박 후보 측은 "그동안 서울시는 모든 공약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여 정책의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쌍방향 행정'을 추진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기존 행정 처리 방식에 익숙한 서울시의 공무원들이 많은 고충을 겪은 부분들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이러한 진통은 서울시의 행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비유하고 싶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후보 측은 "공무원들의 전문화를 위한 ▲ 전문관 제도 도입, ▲ 유연근무 제도 도입, ▲가정의 날 확대 운영, ▲스마트워크센터를 통한 재택근무 운영, ▲샌드위치 휴가 적극 권장 등 공무원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이어 "2년 8개월의 임기를 수행하기에 우려됐던 공약 이행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며 "'공공임대주택 8만호 공약', '부채7조 감축 공약' 등의 핵심공약은 임기 마무리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 2년 8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원순 후보. 85.6%로 높은 공약 이행률을 보였지만 주요공약 이행 과정에선 미흡했던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는 6월 4일 서울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