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의 학교시설 공사 및 납품 비리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선거캠프 핵심 참모였던 사촌동생 두 명이 검찰에 구속된 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이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친척비리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관련기사:
김복만 교육감 매년 '청렴서한문' 보낼 때, 사촌들은...).
김 교육감은 "120만 울산시민과 교육 앞에 죄송스러움과 참담한 심정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 교육감은 사촌들의 비리에 대해 "수사결과가 난 이후에 알게 됐다"라면서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청렴에 주안점을 뒀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며 미리 방지하지 못한 점에 통감하면서 재발 방지에 진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촌동생 잇따라 구속... 교육감은 2주간 병원 입원울산지검 특수부는 6·4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학교공사 업무를 총괄하는 학교시설단 팀장과 직원 등 공무원 두 명을 구속한 데 이어 지난 6월 27일과 7월 11일 김 교육감의 사촌동생을 알선수재 혐의로 잇따라 구속했다.
이들은 교육감 친척임을 내세워 복수의 업체로부터 수천만 원 또는 2억5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업자들로부터 돈을 직접 받지 않고 가족 명의 통장으로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사건이 발생한 후 담석증 수술을 위해 2주간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8일 울산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시정 연설을 하면서 복귀를 알렸다.
그는 이날 시정연설에서 "공교육이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전국 최상위 학력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라면서 "청렴하고 신명나는 직장 문화를 조성을 위해 교직원의 연수 기회를 늘리고 교직원 고충처리법률자문단 운영 등으로 교직원이 안정된 분위기에서 신명나는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었다.
이번 울산시교육청 비리사건은 김 교육감이 2010년 지방선거 당선 후 학교 공사 비리를 없앤다며 신설한 학교시설단에서 벌어졌고, 그의 선거 참모였던 사촌동생들이 공사와 관련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울산 시민사회는 "포괄적인 비리가 조직적으로 진행된 상황이 최고결정권자의 묵인·방조 없이 이뤄질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다"라면서 "그러하기에 교육청 최고책임자의 소환조사는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라며 김 교육감의 소환조사를 촉구해왔다.
따라서 이날 김 교육감이 울산시교육청 비리에 대해 사과하고 사촌동생들의 비리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복만, 선거 때마다 구설수... 이번에도 검찰 칼날 피해가나한편, 김복만 교육감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친인척이 구속되는 등 구설수에 올라왔다. 지난 2007년 울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는 지역의 한 일간신문이 김복만 후보 홍보가 게재된 신문을 아파트 단지에 무더기로 배포한 게 선관위에 적발돼 신문사 사장과 간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그해 선거를 하루 앞둔 12월 18일 해당 지역일간지 1면에는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부분, 교육감 후보 김복만 지원설 무성'이란 제목 아래 큼직만한 기사가 게재됐다. 그리고 12월 18일 새벽 울산 중·남·동구지역 아파트 단지 등에 이 신문이 수십~수백 부 단위로 대량 배포됐다.
수사를 펼치던 검찰은 6개월 뒤인 2008년 6월 17일, 이 일간지 사장과 신문사 간부들을 구속 기소하면서 "울산시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유리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무료로 대량 배포하고, 신문을 돌린 직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사장 A씨와 간부 B씨를 구속 기소하고 또 다른 간부 등 두 명은 불구속 기소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당시 검찰 수사망에서 벗어났다.
또한 김 교육감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현직 교육감을 제치고 당선됐지만 선거과정에서 선거대책본부장과 친동생이 선거운동원에게 현금 5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검찰의 칼날을 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