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3일째 농성을 벌이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 소속 40여 명의 유가족들은 24일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인근의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42일째 단식중인 고(故) 김유민 양 아버지 김영오씨를 염려하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다.
이들은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눈물 흘리며 유가족 바람대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대통령께서 말과 얼굴을 바꾼 것"이라며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것이 너무나 이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가족들의 슬픈 농성은 우리 사회의 신뢰가 붕괴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대통령의 무능도 보여주는 것"이라며 "농성이 하루 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각종 루머, 저희를 불구덩이에 집어 넣어"이 자리에서 단원고 2학년 고(故) 이수빈양의 어머니 박순미씨는 김영오씨를 염려하며 "인터넷상에 난무하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저희를 불구덩이에 집어 넣고 있다"며 "남아 있는 아이(유민이 동생 유나)까지 저 세상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너무 힘든 말로 저희들의 살과 뼈가 녹아내려가는 것 같다"며 "진실되게 저희들의 목소리를 담아주길 바란다"고 언론에게 당부했다.
고(故) 박예지양 어머니 엄지영씨는 "대통령께서 저희 한 번 만나 주는 게 그렇게 힘드냐, 한번만 만나서 저희의 마음을 한 번 읽어주시면 좋겠다"며 "유민이 아버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노란 비행기를 하늘로 던지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국정원 직원들이 김영오씨를 불법사찰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경근 대변인은 "국정원 요원들이 김씨 고향인 전북 정읍에 가서 과거 어떻게 생활했는지 사찰하고 다닌 것이 포착됐다"며 "국정원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공작을 벌여서 김씨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을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김영오씨가 어떻게 자라왔고 컸는지 조사한 사실이 없고 그 같은 지시조차 한바 없다"며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국가기관에 대한 터무니없는 음해성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6하원칙에 입각해서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