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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짓는 콩콩이 해맑게 웃고 있다. 언니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 할아버지에게 애교를 부린다. 푸른길을 산책할 차례다.
▲ 미소짓는 콩콩이 해맑게 웃고 있다. 언니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 할아버지에게 애교를 부린다. 푸른길을 산책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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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가 포도를 입에 넣어 준다. 달콤한 향기와 함께 물컹한 물체가 입안에 감긴다.

19일, 생후 18개월째다. 아장아장 걸어서 밥그릇을 설거지통에 넣기도 하고 반찬 그릇도 상에 놓는다. 할머니가 깎은 과일을 하나씩 입에 넣어 준다.

"할아버지 갖다 드려요."
"음~음"

"다음은 아빠."
"음~음"

아직 말을 할 줄 모른다. 그러나 할아버지, 아빠, 엄마, 언니는 알아보기 시작했다. 과일, 그릇 등 배달을 잘 한다. 할 수 있는 말은 '음~음'뿐이다. 누구를 부를 때도 '음~음', 배가 고플 때도 '음~음', 화가 나도 '음~음'이다. '바디랭귀지', 손짓 발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가을이 깊어간다. 가로수 은행나무에도, 푸른길 단풍나무에도, 아파트 배롱나무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콩콩이도 가을을 느끼는 모양이다.

나가고 싶어요 콩콩이가 답답한 모양이다. 밖에 나가자고 보챈다
▲ 나가고 싶어요 콩콩이가 답답한 모양이다. 밖에 나가자고 보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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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짊어진 콩콩이 밖에 나가자고 보챈다. 아직 놀이터에 나가서 놀아본 적은 없지만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가곤 했다.
▲ 배낭을 짊어진 콩콩이 밖에 나가자고 보챈다. 아직 놀이터에 나가서 놀아본 적은 없지만 유모차를 타고 산책을 가곤 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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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 음~음, 음~음"

단풍구경이 하고 싶은가 보다. 콩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에 유모차에 태워 푸른길 주변을 산책하곤 했더니 방안에 있으면 답답해 한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친구를 만났다. 오리 놀이기구에 앉아서 놀고 있다. 세령이는 콩콩이보다 세 달 위다.

말을 할 줄 모르는 콩콩이가 먼저 손을 내민다. 친구를 보더니 반가운 모양이다. 운동화를 신고 걷는 것은 처음이다. 세령이에게 비눗방울 놀이기구를 건네주고 '음~음' 한다. 세령이도 어색해 하더니 이내 갖고 있는 종이배를 건네준다. 금방 친해졌다.

세령이가 아장아장 걸어서 잔디밭에 앉았다. 콩콩이도 아장아장 따라 걷는다. 잔디를 손으로 뜯기도 하고 나뭇잎을 서로 주고받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이 흙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니 어렸을 때 고향생각이 난다. 흙과 풀 등 자연이 친구였다.

배웅하는 콩콩이 인사를 잘한다. 엄마 아빠에게도 인사하고 언니가 유치원에 갈 때는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 배웅하는 콩콩이 인사를 잘한다. 엄마 아빠에게도 인사하고 언니가 유치원에 갈 때는 손을 흔들며 배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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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는 인사를 잘한다. 언니가 유치원에 갈 때는 손을 흔들어 준다. 엄마, 아빠가 출근할 때도 90도 인사를 한다. 언니 콩이가 인사하는 것을 보고 배운 모양이다. 콩이와 콩콩이가 인사를 한다.

"음~음"
"안녕히 다녀오세요!"

콩콩이가 걷기 시작했다.


#콩콩이#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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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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