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통일부 장관은 아무나 와도 되는 자리 같다"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본인이 역할을 못해놓고 '아무나 장관'이라고 한다"며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3일,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이라는 주제로 방송된 팟캐스트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분단국가의 통일부 장관을 '아무나'에게 맡겼다면, 국가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통일부 장관은 다른 나라에는 없고 분단국인 우리 나라에만 있는 장관이라는 점에서 대가 세지 않으면 일을 못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003년 10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소집된, 노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주무 장관으로서 회의 발제를 맡은 정세현 당시 장관은 "대북지원을 계속해야만 막 시작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우리 입지가 탄탄해질 수 있고,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도 발언권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희상 대통령 국방보좌관이 "국민과 군의 여론이 좋지 않다"며 지원 중단을 주장하자, 그는 "여론만 따르는 게 아니라, 국민여론을 설득해서 이끌고 가는 게 지도자"라며 "그런 식으로 하려면 차라리 통일부를 없애라"고 반박했다.
정 전 장관은 "김 보좌관과 원래 친구 사이라 편한 점도 있었고, 회의 분위기가 그쪽으로 쏠릴까봐 초장에 강하게 얘기했는데, 다른 참석자들이 지원해주면서 노 대통령이 '지원 유지'로 결정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비서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첫 통일부 수장이었던 김하중 장관에게 "하루를 해도 장관은 장관이니 소신껏 하라"고 했다며, "이 말을 홍용표 후보자에게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 헤리티지 재단 보고서, OEM으로 하는 거냐" 비판도
한편, 정 전 장관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남북 군사력 2:11로 북한 절대우위' 내용 보고서에 대해 "록히드 마틴 등 미국 방위산업체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는데,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하는 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한통속>은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이며, 이번 주에는 금요일(6일) 오전에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 분석'이 방송될 예정이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