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일 오후 1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투병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2일 인터넷매체 <더팩트>는 지난달 22일 오후 이 회장이 투병 중인 삼성 서울병원 20층 병실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 회장이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 관계자들의 병실 방문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별다른 의료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자가 호흡을 하면서 숙면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또 이 회장 병실에는 대형 텔레비전으로 보이는 물건이 놓여 있었고, 그의 옆에는 의료진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최지성 사장 등 그룹 임원들이 이 회장 병실을 방문해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처럼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루에도 몇 시간씩 휠체어를 탈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사장 등은 매일 이 회장에게 그룹 주요 사항을 보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 회장이) 그룹 임원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 회장의 병실 사진 공개에 대해 삼성 쪽은 담담하면서도 당혹스러워했다. 이 회장의 병실 내부가 고스란히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에서도 이 회장의 건강 상황을 사진과 동영상 등의 형태로 보관하고 있다"면서 "외부에서 이상한 루머가 나돌 때마다 사진 등 공개를 검토했지만, 개인 병실의 프라이버시 문제 등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건강 악화설, 수그러들까
사실 이 회장이 지난해 5월 투병생활에 들어간 이후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건강악화설이 제기돼 왔었다. 이 회장이 쓰러진 지 일주일여 지난 5월 16일, 일부 온라인매체는 아예 이 회장의 사망 기사까지 내보낼 정도였다(관련 기사:
이건희 위독설 확산에 삼성 "사실무근, 적극 대응").
삼성 쪽에선 '사실무근'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고, 건강 악화설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증권가 정보지를 중심으로 이 회장 건강을 둘러싼 각종 루머들이 나돌았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환자의 상태나 치료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낳을 수 있다"라며 언급을 자제해 왔다. 이어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상당히 호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사안은 개인 프라이버시에 해당되는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투병생활은 13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삼성 주변에선 이 회장의 건강이 호전되는 것과 별개로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경영 승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 회장의 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았고,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이 회장의 건강이 일정 부분 회복되더라도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