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후보자의 인사 청문회가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에 걸쳐 열린다.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했으나 상황은 녹록지 못하다. 무엇보다 메르스 문제로 총리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청문회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이번 청문특위에 들어간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지난 4일 의원실에서 만나 총리후보자 인사 청문회, 그리고 당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황교안 청문회' 증인에 노회찬 채택... 삼성 X파일 물어볼 것"
- 황교안 총리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8일부터 3일동안 열리는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검증할 예정인가요?"기본적으로 황교안 총리후보자는 그동안 역대 총리후보자 낙마사유였던 문창극씨의 종교관, 역사관, 민족관의 문제, 역사의 편향성, 안대희 후보가 가졌던 전관예우나 고액수임의 문제가 있고요. 이완구 총리의 부정부패, 병역문제에 대한 여러 의문점 등 거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문창극씨나 안대희씨가 억울하지 않도록 청문회를 할 생각이죠."
- 지금 보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할까요?"물론 그렇긴 해요. 어쨌든 장관청문회를 최근에 했고 그때 나온 게 반복되는 측면이 있고 또 그때의 상황에서 명확하게 달라지는 것들이 뭐냐 하는 것들이 있지만, 장관청문회랑 총리청문회는 격이 다르고, 양 당이 대하는 자세가 다르니 지켜봐 주세요. 어쨌든 국민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냐에 달려있겠죠."
- 메르스 때문에 청문회가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뭐 그렇긴 하죠. 실제 8일이 청문회 첫날이잖아요. 그런데 청문회 시작하는 시간에 국회 본회의에서는 메르스 관련 대정부질문이 시작돼요. 그러다보니 메인카메라도 그쪽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더라도 최선을 다 해봐야죠."
- 야당위원들은 어디에 집중할 계획인가요. "야당위원이 6명인데 저는 국방위니까 병역문제나 이쪽과 관련한 걸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고 박범계 의원은 판사출신이라 법적인 문제, 수임료에 관한 문제를 보고 계시고. 총리라는 자리가 단순히 법무부 장관하곤 다르잖아요. 예산, 경제, 노동 등 모든 것을 해야되기 때문에 홍종학, 은수미 의원이 노동과 사회적 약자에 관한 문제를 보고 계시고 우원식 의원이 을지로 위원장이기도 하잖아요. 사회적 약자문제 보시고,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전체적 맥락에서 이 분의 인식이나 사회관 등을 같이 검토하고 있죠."
- 장관하고 총리는 다르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장관은 청문회가 끝나면 청문회안이 의결되든 안 되든 20일이 지나면 국회동의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어요. 그러나 총리는 시간이 지나도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칠 때에만 대통령 인준을 할 수 있거든요. 새누리당은 야당의 동의를 구하거나 날치기 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반 장관하고는 큰 차이가 있죠.
그리고 청문회 자체만 봐도... 이 분 법무부 장관 (청문회) 할 때는 수십 명의 장관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여론의 관심이 법무부장관에만 쏠리지 않았고 야당 입장에서도 한두 명에 집중하는 측면이 있어요. 또 법사위에 계신 분들은 병역문제가 전문분야가 아니어서 자료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냥 한 번 제기하고 넘어가는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각각의 전문가가 모여 있고, 언론의 관심도 한 명에게 쏠려있는 거라 장관 때와 많은 차이점이 있죠."
- 노회찬 전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노회찬 의원한테는 무엇을 물어볼 생각이신가요?"어쨌든 황교안 후보가 삼성 X파일, 떡값과 관련한 수사도 담당했었고 그 떡값검사 중에 한 명이라는 의혹도 있기 때문에, 노회찬 의원이 X파일 공개하던 당시에 알고 있던 진실을 물어봐야죠."
- 논란 중 하나가 병역 기피 의혹인데, 병역면탈을 위해 국적을 포기한 유승준씨가 국적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공직후보자들의 병역 기피 의혹이 계속되면서 유씨도 국적회복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유씨와 고위직의 병역기피 문제랑은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유씨가 국내로 들어온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연예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유명인이긴 하지만 사실은 공인이랑은 다르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소위 공인들, 정치인들이나 고위공직자 이런 사람들의 병역문제나 이런 것들보다 연예인의 병역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관심을 총리 등 고위공직자의 병역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 어쨌든 방법이 다를 뿐 둘다 목적은 같지 않나요?"총리 후보 같은 경우는 현재까지 밝혀진 거는 건강상으로 면제받은 거기 때문에 면제받은 게 불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피라고 단정지을 순 없어요."
- 그럼 현재까지 황 후보자는 병역기피자로 볼 수 없다는 건가요? "그걸 지금 단정할 수 없어요. 왜냐면 황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의료기록이라거나 관련 자료를 하나도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지금 기피자라고 할 수는 없어요. 다만 정상적인 면제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인 부분이 충분히 있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하려고 하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의혹들을 저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갖게 되는 것이죠.
제가 오늘(4일)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단독으로 공개했습니다만, 이분은 최종적으로 담마진으로 판정된 것이 7월 10일인데, 면제 판정된 건 7월 4일이에요. 그러니까 최종적인 진단을 받기 6일 전에 이미 면제 받았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 필요합니다."(이에 대해 병무청은 "병적기록표를 기록하는 담당 실무자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따로 추가하지 않은 것일뿐 7월 10일에 병역면제 처분이 확정된 것은 맞다"고 주장했고 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대희, 문창극씨가 억울하지 않도록 청문회 하겠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혁신위위원장을 맡으면서 당의 내홍이 진정국면에 들어간 것 같아요. 그러나 이 내홍이 길게는 2003년부터 시작된 것이라서 잠시 진정상태를 보이지만 언제든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데."아직 혁신위원장이 혁신위를 구성하지도 않았고 혁신의 안을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혁신안 평가를 내리기엔 빠른 감이 있어요. 다만 많은 분들이 당의 계파나 이런 것들을 떠나서 혁신위원장이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다만, 지금은 혁신위원장이 아무리 좋은 안을 내세우고 전권을 가지고 있어도 당장 공천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 내년 3, 4월 공천하는 과정에서까지 어느 정도 반영이 될 거냐에 관해서는 혁신안을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 호남물갈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단순히 특정 지역이라든가 다선의원이라서만 물갈이를 해야 된다는 것에 전 동의하지 않아요. 왜냐면 저희 당도 4선도 있고 6선도 있어야 의장, 부의장도 할 수 있고, 국회의원이란 것이 선 수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3선은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또 호남에서도 좋은 의원이 있고 시민들이 표로 심판하는 것인데 단순하게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건 말이 안되죠.
문제는 뭐냐면 유권자들이 선호할 만한 사람이 당내 경선에서 당선될 수 있는 제도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인데... 지금처럼 지역 위원장이나 현역의원이 당내 경선을 치를 때 신규경쟁자에 비해 절대우위를 가지고 하는 경우, 그리고 지역민이 보기에 별로 좋지 않은 후보가 당내경선에서 이겨서 우리 지역 후보가 되는 경우, 또 호남 같은 경우 경선 통과하면 상대 후보가(대적할 만한 후보) 없는 경우가 많아요 . 그러다보면 (후보에 대한 )실제 민심은 좋지 않은데 경쟁자가 없다보니 당선이 되는 경우가 있는 거죠. 그래서 경쟁후보들과 공정한 경챙을 할 수 있을 만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새누리당의 경우, 강세인데 강남에서는 현직을 공천 안 하고 다른 곳으로 가게 하는데 그걸 새정치민주연합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강남은 새누리당 당선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라는 것을 그 논리로 생각하면 새누리당은 강남을 자기 걸로 생각하는 겁니다. 지역민의 입장으로 봐야죠.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 지역을 오래 알아서 그 지역의 현안 문제나 고민을 같이 해 줄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거든요. 4년만이 아니라 8년, 12년 같이 해야지만 세부적인 문제를 잘 알 수도 있어요. 그래서 후보가 자꾸 바뀐다는 것이 당에는 혁신적인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지역민 입장에서 그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문제인가라는 건 다른 측면이죠."
-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 일부에선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어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그런 것이 없어지고 있어요. 실제 제가 준비하는 순천도 새누리당이 당선되기도 했고, 전남에서도 상당한 지역구가 무소속 시장 군수가 있어서 지역독점은 깨지는 흐름에 있다는 생각이지만 새누리당과 50:50의 지분을 갖고 있다기 보단 야당내의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죠."
- 권역별 비례대표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권역별 비례가 좋은 제도이지만, 선관위가 지금 말하는 것처럼 지역구 200과 비례대표 100으로 하는 건, 지역구 의원들의 지역 평등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그럼 김 의원은 증원을 주장하나요?"네 저는 최종적으로 (국회의원을) 500명까지 늘리면 좋겠어요. 그러나 지금 당장 그렇게 늘릴 수는 없고 많이는 안 되더라도 각 대수마다 50명씩 조금씩 늘린다든가 하는 게 필요해요. 인구비례를 감안하면 500명까진 가능해요, 그래야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가 국회로 들어올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기득권 세력으로의 국회가 계속 유지되는 거죠".
- 의원 증원에 대해 국민의 반감이 있는데..."그 부분은 국민을 잘 설득해야죠.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명확하게 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의원정수가 늘면 예컨대 장애인대표의원도 1명이 아니라 3명, 4명으로 늘 수 있고, 지금은 지역구도 시군 4개, 5개를 합해서 하나의 선거구인데, 그럼 대표를 제대로 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숫자를 줄여줘서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게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훨씬 좋죠."
- 지금 보면 국회의원들이 지역민보다는 당의 입장을 보고 움직이는데."사실 특권은 사람이 많으면 없어져요. 그리고 당리당략이란 것도 정당이 세분화되고 소수당이 많이 생기면 거대 당이 차지하는 당리당략의 문제도 줄어들 수밖에 없죠,"
- 정부의 행정 입법에 대한 수정권을 국회에 부여한 국회법 개정안이 논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던데 어떻게 보세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때 이와 관련 저희보다 훨씬 더 강제력 있는 개정안을 내신 적이 있죠. 본인 스스로가 이것이 문제란 건 잘 아는 것 같고 국회가 대통령령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 모든 대통령령을 다 수정하는 게 아니라, 법안에서 정한 입법취지를 벗어나는 시행령에 대해서만 수정 요구권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청와대나 정부가 입법취지에 맞는 시행령만 만들면 문제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싸울 게 아니라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메르스 등과 싸우셔야지 국회랑 싸우는 것은 아니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