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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6월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미중 갈등 심화 속에 우리 살 길은?'이라는 주제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6월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미중 갈등 심화 속에 우리 살 길은?'이라는 주제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에 '지뢰도발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공개발언했다.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12시간 뒤에 '유감 표명 정도 나왔으면 사과한 것으로 치고 넘어가자'고 결단 내린 것이 대단히 훌륭한 선택이었다.여기서 끝내자는 아량을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일 파주 목함지뢰 폭발사건으로 촉발된 한반도 군사위기가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25일 6개항의 합의문이 도출되면서 해소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이번 합의를 "남북이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계를 출범시킬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2항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시인과 사과'를 받아냈다고 밝힌 데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에서 "문장으로만 보면 북한이 지뢰도발을 인정한 것은 없지만, 그간 북한의 도발사건에 대한 '유체이탈식 제3자 화법'의 전례에 비춰보면 최선은 못돼도 차선은 된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박 대통령 집권 이후 처음으로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부가 '북한을 주어로 명시해 유감이라는 표현이나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하는 데 대해서도 "그건 문장상 유감 표명이 주어일 뿐"이라며 이전 정부보다 나은 업적을 냈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내용적으로 보면 김영삼, 김대중 정부때 북에서 받은 유감 표명 수준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천안함 사건과 5.24 조치 해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이번 합의문에 숨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시인하고 사과해야만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한다고 했는데, 이번 지뢰 폭발사건을 북한의 유감표명으로 넘어가 줬다는 점에서 천안함 사건도 이번 합의문의 2항을 준용해서 처리하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 정부, 북과 새로운 관계로 갈 수 있는 기반 구축... 3항은 절묘한 선택"

 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통일부 제공

그는 이와 함께 합의문 1항(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과, 3항(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1항은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 동안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정례화, 제도화시킬 수 있는 문을 열었고, 3항은 문구를 뒤집으면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자진해서 도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번 남북 고위급 합의문을 집중 분석한 <한통속> 50회 방송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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