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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2년여간 인턴으로 일한 A씨를 지난 10월 27일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A씨는 낮은 처우와 고용 불안정, 직급 차별 등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국회에서 일했다.

인터뷰에서 A씨는 소속되었던 의원실 이름과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국회의원 300명 사무실의 업무 환경과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기의 부분적인 경험을 일반화할 수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조직, 국회"

 2015년 10월 어느날 대한민국 국회
 2015년 10월 어느날 대한민국 국회
ⓒ 최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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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소개를 해 달라.
"이십 대 후반, 남자, 미혼이다. 2013년 봄에 지인 소개로 인턴 비서 일을 시작해서 올해 국정감사 전까지 만 2년 반 동안 여당과 야당 총 세 곳의 의원실에서 일했다. 직급은 주로 인턴 비서였고 중간에 의원이 어디 위원장이 되며 T.O.가 생겨 잠시 정규직이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다."

- 왜 국회를 떠났나?
"가장 큰 이유는 '비전이 없어서'였다. 전공이 신문방송인데, 국회에서 한 일이 뉴스 스크랩, SNS 홍보물 만들기 정도밖에 없었다. 일이 많지 않으니 점점 잡일꾼 취급을 받았고. 도시락 사 오고, 발렛 파킹(대리주차)도 하고 뭐 그런 일들. 정책 실무를 배워야 급도 따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이직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처우가 너무 안 좋았다. 필요하면 주말 밤낮없이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일이 없더라도 계속 무슨 일 터질까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주말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가도 군말 없이 취소해야 하고, 저녁 약속도 못 잡고 그런 생활을 2년 반 동안 했다.

200%의 충성과 희생을 요구하면서 월급은 120만 원 정도인 데다가 고용도 너무 불안정했다. 의원이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 끽소리 않고 나가야 하는 시스템이다. 잘려도 아무 말 못한다. 부당해고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문 나니까 국회 쪽에서 계속 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다른 회사에 가더라도 전화해서 '그 사람 일 어떻게 했어요?'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하겠나.

근데 그걸 다 떠나서, 일하기 즐거운 곳이었다면 비전 없고 처우 낮아도 좀더 견딜 수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자존심을 많이 다쳤다. 인간으로 대접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하루하루 '내가 왜 여기서 일하는 걸까' 회의하면서 주먹 쥐고 살았다."

- 국회는 아주 권위주의적인 조직이라고 들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조직이 아닐까. 국회의원은 자기 사무실에서 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을 짧게 한다고 비난을 듣지 않나. "대전은요?" 이렇게 짧게 말하면 보좌진들이 의중이 뭔지 해석하고 일을 해야 한다고. 근데 다수의 국회의원이 비슷하게 말한다. 어떤 홍보물을 만들어서 의원한테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냈다고 치자. 읽은 건 맞는 데 답이 없는 거야. 그러면 그게 '사무실 들어와서 다시 얘기하자'인지, '만들지 말라'는 건지, '수정하라'는 건지 모르지 않나."

- 어떻게 해결하나?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수정해서 다시 보내드릴까요?'라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그러면 의원이 '아니'라고 하든지 또 답이 없을 수 있고. '어디 인턴이 의원한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느냐'고 보좌관을 통해 내게 꾸중을 하달할 수도 있고, 보좌관에게 '의원님이 답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상의할 수도 있고. 그래서 보좌관이 지침을 줬을 때도, 의원이 들어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할 수도 있다. 어쨌든 모든 게 다 내 잘못이 된다.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한 내 잘못. 내가 관심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 자기 마음대로네.
"그렇지. 국회의원은 왕이다. 말 한마디에 보좌진들은 벌벌 떨어야 한다.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고, 그냥 뭐라고 하면 듣고 있는 수밖에 없다. 근데, 국회의원은, 그래 국회의원이니까 괜찮다 칠 수도 있다. 워낙 바쁘고 큰 인물들이니까. 그리고 보좌진들이 자기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게 맞으니까. 짧게 얘기해도 다 알아먹고 따라오기를 요구하는 게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를 힘들게 한 건 상급 보좌진들이었다. 국회 인턴은 조직의 구성원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대접하지 않는다. 회의는 당연히 인턴 빼고 하고, 인턴까지 직원 9명밖에 안 되는데 9급까지 7명만 얘기하는 톡방이 있고, 뭐든 인턴을 빼고 얘기하니까 의원실 현안이나 일정을 못 쫓아갈 수밖에 없고, 또 그러면 정신머리 없다고 혼나고. 자기 택배 받아오라고 하고, 술 마시면 대리운전하라고 하고, 나가서 담배 사 오라고 하고, 어떤 폭언을 해도 잠자코 들어야 하고. 그런데 근무시간은 똑같고, 따로 가르쳐주는 것도 없고. 그래 놓고 자기들이 잘못한 걸 모른다. 왜냐면 자기들도 막내 때 그렇게 일했으니까.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지."

- 당신도 상급 보좌진이 됐다면 똑같이 굴었겠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 사람들과 나는 세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평등하다고 교육받았고 그걸 상식으로 생각하니까. 계속 그런 마인드로 살아온 젊은 사람들이 인턴으로 국회에 들어오니까 어이가 없는 거다. '세상에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싶지. 그래서 빨리 그만두거나 권위주의에 대한 감이 없으니까 무조건 '네, 네'만 하고."

- 여당과 야당 똑같이 비민주적인가?
"비슷하지."

- 여당과 여당 어느 쪽을 선호하나?
"굳이 꼽자면 여당. 여당과 야당 일부만을 겪어봐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여당은 제 식구를 좀 강하게 챙기는 경향이 있다. 능력을 떠나 충성심으로 발전의 가능성을 열어주려 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잡일을 많이 시켜도 조금 수월하게 견딜 수 있고. 하지만 내부의 부조리에 눈감고 견디지 못하면 능력이 없다고 여기는 게 있어서, 내 신념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야당으로 옮겼다.

야당은... 사실 야당에서 안 좋게 끝나서 기억이 별로 좋지 않다. 양쪽을 균형 있게 말하고 싶은데 어렵네. 야당은 매우 차갑고 각박하다. 늘 뭔가의 문제점을 짚고 거기에 대응해야 해서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그런 사정 속에서 인간적으로 내부의 정의를 챙기기 어렵겠지. 그래서 실망한 것도 있고."

국회 안의 성차별, 씁쓸했다

"남성 비서들이 정책 업무에서 노련해질 때, 여성 비서들은 사무실 회계나 살림에 노련해 지는 거지."

- 여성 차별 문제도 심하다던데?
"일단 여성 상급자가 별로 없다. 내가 일한 모든 의원실에서 여성은 인턴이거나 9급 행정비서였다. 결혼하면서 그만두고, 비전 없어서 그만두고, 자존심 상해서 그만두고 그러지.

여성 인턴 비서들은 우편물을 챙기고, 손님 차 대접하고, 설거지하고, 냉장고 채우고, 전화하고, 이런저런 자잘한 잡일을 많이 한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자는 좀 센스있게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여긴다. '차 좀 가져다주는 게 어려우냐', '설거지 그까짓 게 뭐 어려우냐' 이런 분위기랄까. 문제는 차를 가져다주는 5분, 설거지하는 10분이 아니라 그 안에 깔린 인식인데도. 양성평등을 교육받고 자라온, 잘 배우고 실력 좋은 여성 비서들이 국회에 들어와 처음으로 성차별을 경험하는 거다. 그래도 아무 말도 못한다."

- 남성 인턴 비서들은 잡일 안 하나?
"하지 물론. 남성 인턴들은 몸 쓰는 일을 한다. 장례식장에 조기 설치하고 회수하러 가고, 운전도 하고, 의원이 지방 행사 참석하면 수행도 하고, 몸빵도 하고. 그리고 남성 보좌진들이 여성 인턴들에겐 좀 조심해서 말하는 게 있는데, 남성 인턴들에겐 막 대한다. 인격적인 모멸감은 남성 인턴들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차이는, 여성이 '여성이고 인턴이기 때문'에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면 남성은 '인턴이기 때문'에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인턴이 보좌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성별을 어떻게 극복하겠나. 나는 이 시간을 견디면 되는데, 여성 비서들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거다. 남성 비서들이 정책 업무에서 노련해질 때, 여성 비서들은 사무실 회계나 살림에 노련해지는 거지."

- 성차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진 않나?
"느끼는 사람도 있지. 그런 보좌진들은 자기 손님 차는 자기가 챙기고, 자기 컵은 자기가 닦는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가 쓴 컵 아무 데나 두고, 거기에 큰 문제의식을 느껴서 해결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남성 보좌진들은 그게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막내라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막내가 늘 여성이지."

- 당신도 설거지 안 했나?
"나는 했다. 손님들 오면 여성 비서들 움직이기 전에 먼저 움직였다. 막내로서 내 일이라고 생각했다. 성차별도 싫고. 그런데 나에겐 선택, 양심의 문제였지 필수는 아니었다. 나처럼 하는 남자 보좌진은 없었다. 같이 일했던 여성 비서가 이런 말을 해준 적 있는데, 내가 차도 내가고 설거지도 해서 '사무실 잡일을 할 때 기분 나쁘지 않게 할 수 있었고 고맙다'고. 그게 왜 당연한 일이 아니라 고마운 일이어야 할까. 좀 씁쓸했지."

국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 의원실의 채용 공고 인턴 월급은 120만 원. 지원자격은 용모단정, 컴퓨터능력 우수, 작문우수까지.
▲ 국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 의원실의 채용 공고 인턴 월급은 120만 원. 지원자격은 용모단정, 컴퓨터능력 우수, 작문우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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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비서들 외모도 많이 본다던데.
"여당 여성 비서 예쁘다는 얘기가 많다. 개인적으로도 확실히 여당 여성 비서들이 예쁜 것 같다. 사람 뽑을 때 얼굴을 본다는 얘기겠지. 여당 인턴 채용 공고에 '외모 준수'가 쓰여 있는 것도 몇 번 봤다."

- 여성 비서는 여당이 예쁘면, 남성 비서들은 어느 쪽이 더 잘생겼나?
"거기서 거기 같다(웃음)."

- 명절에 받는 산더미 같은 선물은 어떻게 처리되나?
"인턴들은 명절을 아주 싫어한다. 택배 받으러 계속 (국회) 1층으로 내려가야 하니까. 명절 1~2주 전부터 택배가 엄청나게 온다. 사무실로 택배 찾아오라고 전화 오면 인턴들이 카트 가지고 내려간다. 그게 또 기분 나쁜 게, 전화는 인턴이랑 9급 정도만 받거든. 상급 보좌진이 택배 받으러 오란 전화를 어쩌다가 받으면 '누구야, 택배 왔대'하고 말한다. 9급도 자기 귀찮으면 시키고. 그런 일은 너희가 하라는 거지. 일은 힘들지 않은데, '내 계급은 그런 거 안 해, 잡일은 네 계급이나 하는 거'라고 선을 그으니까 내려갈 때마다 기분이 상한다. 내가 택배나 받으러 일하는 건가 싶고.

그렇게 선물이 오면, 물론 의원도 많이 가져가지만 대부분은 재활용한다. 이 사람이 준 것을 다시 저 사람한테 주는 거지. 나는 국회의원들도 명절 선물 받는 거 별로 안 좋아할 거로 생각한다. 뭐 대단한 거 받는 것도 아닌데 받은 만큼 줘야 하는 수고가 있으니까."

만약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 <어셈블리>라는 드라마 봤나? 현실적인 이야기인가?
"그건 일종의 '프린세스메이커(어린 소녀를 공주로 키우는 롤플레잉게임)'랄까. 나는 모든 보좌진이 '내가 국회의원 해도 너보단 잘하겠다' 판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드라마 작가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오래 일했다고 하던데, 오랫동안 품은 욕망을 꺼낸 게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국회의사당 앞에서 촬영 중인 드라마 <어셈블리>
 국회의사당 앞에서 촬영 중인 드라마 <어셈블리>
ⓒ 최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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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셈블리> 등장인물 같은 국회의원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 안 해봤나? 전문성은 약간 부족하지만 정직하고, 정의감 투철해서 진심으로 국민을 위할 수 있는.
"아니. 전문성 없이 정의감만으로 국회의원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임위에서 뭔 말을 하겠나. 전문성이 없으면 보좌진들이 써주는 대로 읽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법안도 보좌진이 알아서 하고. 자기 이름으로 뭐가 발의됐는지도 모르겠지. 이슈를 만들 수도 없고. 그게 무슨 국회의원인가. 근데 그런 의원이 꽤 된다고 들었다. 써주는 대로 읽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의정 철학도, 전문성도 없이 특권만 누리려는 의원들."

-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반대한다. 정수확대를 논하기 전에 공천 심사, 특권 철폐 등 체질 개선이 먼저라고 본다. 그래서 정말 자격과 전문성과 양심을 갖춘 민의를 대표하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 만일 당신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나?
"여기에 대해 사실 많이 생각해 봤다(웃음). 먼저 보좌진에게 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해, 되도록 정시까지만 일하게 하고 초과근무에는 수당을 지급하겠다. 월차도 주고, 휴가도 일 년에 2주일 이상 주고, 인턴에게는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겠다."

- 그건 노동자들의 보편적인 권리 같은데.
"국회에서는 아니다. 아버지가 최근에 이런 말을 하신 적 있다. 요새는 막일도 8시간 하면 끝나는데, 국회는 왜 그러느냐고."

- 그리고?
"합리적으로 일하겠다. 지나친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쓸데없이 시간이 많이 드는데 그 과정을 잘라내겠다. 그리고 자기의 일을 스스로하고, 업무적인 것 이외에는 지시가 아닌 부탁을 하고, 일을 맡겼으면 믿어주는 국회의원이 될 거다."

- 생각 많이 했네.
"많이 했지. 인턴들끼리 술 마시면 그런 얘기 자주 하니까.

박봉·초과근무, 자존심 버리며 국회에서 일한 이유

- 얼마 전 '국회 인턴 유니언'이 출범했다. 활동이 기대되나?
"국회 인턴들이 목소리를 내게 된 게 참 기특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안 노동자의 권리를 세워야 국회 밖 노동자의 권리도 더 떳떳하게 세울 수 있다고 본다. 열심히 활동해서 인턴 처우가 개선됐으면 좋겠다."

- 국회의원 하는 일도 없는데 왜 보좌진 처우를 개선해야 하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생각보다 정말 많은 일을 한다. 보좌진들의 근로환경이 열악한 것은 국회의원 한 사람이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100% 국민을 위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국회 정규 일정에 의원총회도 많고, 회의도 많고, 지역구도 챙기고, 토론회도 열고, 국민도 만나야 한다. 일이 많은 건 사실이다.

국회 인턴들에게 처우에 비해 높은 전문성과 업무량이 요구되는 것도 국회의원 사무실이 굴러가는 데 그 노동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람이 모자라니 인턴도 다른 보좌진들도 두 배로 일해야 하는 거지. 그런데 임금 현실화와 처우개선은 얼어붙은 지 오래고. 마음도 시간도 여유가 없으니 하급자들 챙길 정신도 없고 권위주의는 더 강화되는 거다. 국회의원이라고, 보좌관이라고 왜 자기 식구 챙기기 싫겠나. 돈도 더 주고 싶고, 일도 덜 시키고 싶겠지.

내가 인턴이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만 얘기했는데, 상급 보좌진도 어려움이 많다. 그들도 자기들 업무량, 요구되는 전문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치이는 곳도 많고, 고용도 매우 불안정하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건 다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임기가 있으니까 국회는 절대 평생직장이 될 수 없다.

국회 보좌진들은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이 새벽에도 저녁에도 일정이 있으니 업무 특성상 노동시간이 긴 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런데 그 사람들도 노동자인데 적절한 처우는 해줘야지. 국회 보좌진들이 더욱 정당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국회의원이 안과 밖에서 같은 얼굴로 노동자의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국민들도 관심과 이해를 베풀어야 한다고 본다."

- 국회 대변인처럼 말하는 것 같다. 국회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싫다. 치가 떨린다. 인간이 웬만하면 좋은 경험이었다 치고 마는데, 그렇게 눙치기엔 너무 상처가 많다. 근데 과거는 원래 좀 미화되는 거잖아. 이해해 달라."

- 박봉에, 초과근무에,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국회에서 일한 이유는 뭔가?
"정의감이랄까. 아직 젊으니까.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게 참 좋았다."

- 다시 국회에서 일하고 싶나?
"아니. 이제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 옛 동료들이 '여의도에서 치킨에 맥주 한잔 하고 있으니 오라'고 할 때, 같이 모여 앉아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할 때 가끔 그 시절이 그립긴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가내수공업 청년잡지 <흔한열정>, <흔한열정>의 다음 스토리펀딩(12.7)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흔한열정#국회의원#국회인턴#고용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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