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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피파랭킹 187위로 최하권실력을 갖고 있지만 현지축구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여느 유럽국가 축구팀 못지 않다.
 캄보디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피파랭킹 187위로 최하권실력을 갖고 있지만 현지축구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여느 유럽국가 축구팀 못지 않다.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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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7일 저녁 7시 15분(현지시각) 캄보디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본과의 경기 입장료가 무려 40,000리엘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축구팬들이 깜짝 놀란 반응이다.

40,000리엘(1등석 기준)은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10달러 정도다. 일반 자유석에 해당되는 2등석은 12,000리엘로 3달러 수준이다. 지난 9월 열린 시리아전 경기 당시 1등석 입장료가 20,000리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2배나 오른 가격이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1,500원이 조금 넘는 금액 수준이지만, 이 나라 봉제근로자 최저임금이 128불인 점을 감안하면 무척 비싼 가격임에 틀림이 없다.

캄보디아축구협회(CFF)가 이렇게 무리수를 둔 것은 왜일까? 현지 축구 전문가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혼다 케이스케(AC 밀란), 카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월드스타급 선수들이 이번 캄보디아 원정경기에 대거 총출동한다는 소식 때문인 것이라고 추정한다.

일본이 최근 발표한 E조 5, 6차전 최종엔트리에도 이들 유럽파 선수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은 한 선발이든 교체든 출전이 유력한 상태다. 따라서 경기 내용이나 승패보다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위해 구름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판단, 축구협회가 이참에 수익을 더 챙겨보자는 속셈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현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입장료를 너무 올린 것 같다는 비난 여론이 이미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처럼 일기 시작한 축구 열기를 식히는 어리석은 누를 캄보디아 축구협회가 범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한 현지인 축구팬은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2등석도 12,000리엘(3달러)이나 되어서 경기장에 갈지 TV로 볼지 고민중이다" 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교민축구팬도 "명색이 국립경기장인데도 시설도 열악하고, 천연잔디도 아닌 인조잔디에서 치르는 경기에 입장료 40,000리엘은 우리한테도 솔직히 부담스럽다" 고 말했다. 

그러나, 입장료 대폭 인상에 대해 모든 축구팬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열성축구팬 켐 소완나씨는 "좀처럼 보기 힘든 축구강국과의 A매치 경기인 만큼 그 정도 입장료는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그는 외국인기업에서 일하는 회사원으로 중산층이다.

 캄보디아 국가대표팀을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2차예선에 올려놓은 이태훈 감독
 캄보디아 국가대표팀을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2차예선에 올려놓은 이태훈 감독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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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캄보디아는 가난한 나라지만, 현지축구팬들의 열기는 여느 유럽 축구강국 못지않게  뜨거운 게 사실이다. 금년 들어 축구열기가 더욱 높아진 이유를 꼽자면, 한국인 이태훈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국가대표팀이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2차 예선에 오른 사실도 한몫을 했다. 지난 6월 열린 아프가니스탄과의 홈경기 때는 최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프놈펜 올림픽스타디움에 무려 6만 가까운 구름관중이 몰려 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E조 5전 전패 부진한 성적으로 자국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차 지역 예선 진출이 이미 물 건너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배나 오른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현지 축구팬들이 17일 열리는 경기장을 찾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고로, 캄보디아 일인당 국민소득은 작년 기준 약 1,100불 수준이다.



#캄보디아#캄보디아 축구국가대표팀#이태훈 감독#캄보디아 VS 일본#일본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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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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