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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팩트 - 논란
오마이팩트 - 논란 ⓒ 고정미

"우리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야당 지도부와 자주 만나서 소통했다고 봅니다. 올해만 해도 두 차례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8일 "어제 여당 지도부를 만났는데 야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은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쟁점법안 처리를 주문한 것을 두고 정작 협상 파트너인 야당을 제외했다는 비판에 반박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야당 지도부와 자주 만났을까. 결과만 말하자면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지도부와 총 6차례 만났다. 이는 역대 정권의 영수회담 횟수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만 따로 만난 적은 2013년 4월 단 한 번뿐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문희상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했다. 나머지는 모두 여당 지도부를 포함한 3자 회동이었다. 즉 진정한 의미의 '영수회담'은 없었던 것이다.

김대중 8회·노무현 2회·이명박 3회... 박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왼쪽)·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지도부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왼쪽)·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지도부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대통령과 달리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기간 중 여러 번 야당 대표만 따로 만나 현안을 논의해왔다.

구체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와 총 8차례 영수회담을 했다. 논의한 현안도 굵직굵직했다. 두 사람은 이 영수회담에서 세풍사건·국회 529호실 사태·4.13 총선 뒤·남북정상회담·의약분업·국회법 강행처리·언론사 세무조사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이 더 이상 집권여당의 총재가 아니게 된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영수회담 성격의 만남은 이어졌다. 박 대통령도 2005년 9월 한나라당 대표로서 노 전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정부 경제정책 성토로 응수했다. 어떤 합의점도 찾기 힘든 만남이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2월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양자회담을 제안,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총 세 차례나 야당 대표를 단독으로 만났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나 한미FTA 조기 비준 문제를 논의했고, 같은 해 9월엔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만나 미디어법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1년 6월엔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를 만나 ▲ 가계부채 ▲ 저축은행 사건 ▲ 일자리 창출 ▲ 대학등록금 ▲ 추경편성 문제 ▲ 한미FTA 등 6개 의제를 논의했다.  

야당은 박 대통령 취임 후에도 양자회담을 거듭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3년 9월 김한길 민주당(현 새정치연합) 대표는 양자회담을 요구하면서 노숙투쟁을 이어갔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4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김 전 대표는 순방 이후인 9월 16일에 3자 회동 형식으로 박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0개월 이후인 2014년 7월 때도 3자 회담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여야 원내대표인 이완구, 박영선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의 만남도 이른 시일 내 갖는 게 좋겠다"는 박영선 의원의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회담 평가도 썩 좋진 않았다. 2014년 10월 29일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여야 지도부와 만나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등 원론적인 합의만 있었을 뿐, 최대 현안이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부분에서는 이견만 드러냈다. 이 때문에 '서로의 생각만 말하고 요청하는 선에서 회동이 끝났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두 차례 있었던 박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회동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여당 지도부를 포함한 3자 회동으로 진행됐고 '내용'은 평행선을 달렸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는 지난 3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3자 회동에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지난 10월 22일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열린 5자 회동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그만 하라"라며 문 대표의 주장을 막기도 했다. 이는 여당 지도부를 포함한 다자회담이 과거 영수회담과 달리 소통하기 좋은 구성이 아님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박근혜#영수회담#문재인#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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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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