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저녁 학생들과 교토 남쪽 후시미에 있는 모모지로(ももじろう)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이자카야라고 하는 식당입니다. 한 사람에 3000엔씩 내고 술이나 음료수는 마음껏 마실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몇 가지 기본 안주를 내놓습니다.
모모지로 식당에서 나온 먹거리는 찌개, 생선회, 감자튀김, 닭튀김, 냉면말이 튀김이었습니다. 술은 맥주, 일본 술, 위스키, 막걸리 등 무엇이든지 주문하여 마음껏 마실 수 있습니다. 알콜이 든 술을 싫어하거나 먹을 수 없는 사람은 주스나 콜라, 우롱차 따위를 마실 수 있습니다.
모모지로 식당의 중심 먹거리는 찌개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찌개 요리를 많이, 그리고 자주 먹습니다.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동태찌개, 부대찌개 따위 여러 가지가 많지요. 추운 겨울엔 따뜻한 찌개를 더욱 많이 먹습니다. 따뜻한 찌개는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술 안주로 먹기도 합니다.
찌개는 그릇이나 냄비에 국물을 넣고 고기, 푸성귀, 두부 따위를 넣고 끓여서 먹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에 따라서 간장이나 된장, 고추장을 넣어서 맛을 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먹는 나베 역시 비슷합니다. 다만 일본사람들은 간장으로 맛을 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국 사람처럼 매운 고추장을 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도 추운 겨울 찌개를 많이 먹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찌개를 나베라고 합니다. 나베는 남비라는 뜻입니다. 찌개를 끓일 때 큰 남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먹거리 이름도 그대로 나베인가 봅니다. 일본 사람들은 나베 찌개 요리를 할 때 국물을 만든 다음 배추, 양파, 따위 푸성귀나 두부, 고기를 넣어서 먹습니다.
나베 찌개를 만들 때 국물은 보통 다시마나 가다랭이 포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멸치 국물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조금 다릅니다. 나베 찌개 먹거리를 먹을 때 꼭 배추를 잘라서 넣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추로 김치를 담가서 먹기 때문에 찌개 요리를 만들 때 일부러 배추를 넣으려 하지 않는 것과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배추를 팔 때 통 채로 팔지 않고, 1/2이나 1/4로 잘라서 팝니다. 아마도 배추가 나베 찌개로 사용되기 때문인가 봅니다.
나베 찌개 건더기인 배추나 두부, 고기, 버섯 따위를 먹고 나면 그곳에 밥을 말아서 먹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때에도 김이나 파 따위를 더 넣어서 맛을 내기도 합니다. 3000엔으로 먹는 찌개 파티는 보통 2시간으로 시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먹거나 마시기 위해서 파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먹고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파티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