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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생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자신이 한문으로 쓴 '若無開城 是無統一'(약무개성 시무통일: 개성공단이 없으면 통일도 없다)이라는 글을 소개했다.

2006년 6월 30일에 당시 황부기 개성공단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초대 사무소장(현 통일부 차관)이 개성공단 시범단지 1만평 준공 2주년 기념으로 글을 써달라는 부탁에 응한 것이었다.

정 전 장관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쓴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호남이 없으면 조선은 망한다)에서 따왔다"며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만 사회·문화공동체를 거쳐 정치·군사공동체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이 통일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황 소장이 이걸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장 자리 뒤에 걸어놨다고 한다"며 "이번에 급하게 철거하면서 돈 되는 물건도 아니니 챙겨오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 자금의 핵·미사일 개발자금 전용 주장' 논란에 대해서는 "홍용표 장관과 통일부가 매우 빈약한 논거를 갖고 억지로 개성공단 페쇄를 정당화하려다가 스텝이 꼬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통일부 후배들이 정당화 논리를 만들어 내느라 고생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제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인데, 북한의 움직임을 우리보다 소상하게 알고 있는 미국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미국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미 (전용론은) 성립이 되지 않는 얘기"라며 이렇게 말했다(이 문제와 관련해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확증은 없다"며 "진의가 잘못 알려져 오해와 논란을 불러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기자 주).

정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태도에 실망하고 참모들에게 "더 이상 (중국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조선일보> 13일자)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박근혜의 괘씸론과 시진핑의 물정론이 맞부딪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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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미국의 극심한 반대도 무릅쓰고 (지난해 9월 2차대전 승전) 중국 전승절까지 갔는데 중국의 북한 제제 문제 비협조가 괘씸하다는 것이고, 반면 시진핑 주석은 사드(THAAD,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대북 고강도 제재가 '유방을 죽이려는 항장(항우 사촌동생)의 칼'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편을 들어달라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상황관리? 결정권은 우리 손 떠나 미국이 갖고 있어"

정 전 장관은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 간 군사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상황관리의 주도권, 결정권은 우리 손을 벗어나 미국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그는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를 선도하기 위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을 핑계로 한미일의 대중국 견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한국도 협조했으면 좋겠다는 미국의 사인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외교도 대북조치도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라는 대전략의 하위 카테고리에 놓여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폐쇄,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집중 분석한 <한통속> 90회 방송은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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