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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되어간다. 당시 많은 사람이 세월호 참사 후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이 달라지기는커녕 정부와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조위) 발목잡기로 참사의 진상규명도 명확히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에 걸쳐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침몰 원인에 대한 집중추궁이 이어졌다. 청문회를 마친 지 2주가 지난 11일 명동에 있는 세월호 특조위 사무실에서 이석태 위원장을 만났다. 이 위원장으로부터 청문회 평가와 함께 세월호 2주기에 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2차 청문회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들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두번째 날인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 청문회를 참관한 미수습자 은화양의 엄마 이금희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2차 청문회 두번째 날인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 청문회를 참관한 미수습자 은화양의 엄마 이금희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 지난 2차 청문회를 어떻게 평가하세요?
"1차 때와 비교를 하면, 그때는 저희 위원회에서 조사한 내용이 많지 않아서 주로 검찰, 해양심판원, 감사원 등 정부 조사기관이나 재판 기록을 토대로 청문했습니다. 그래서 청문 자체도 깊이 있지 않았고 증인들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많이 해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반면 이번에는 저희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청문회라는 것이 조사의 연장인 측면과 조사에서 밝힌 걸 확인하는 측면 외에, 조사에서 드러난 걸 다시 청문회에서 추가해서 물어보는 과정도 있는데요. 이번 청문회에서는 이것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1차 청문회보다 나아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등 내용상으로도 의미 있었다고 봅니다."

-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게 무엇인가요?
"청문회 첫날 오전이었는데요. 선박에는 운송경로를 표시하는 AIS 장치가 설치되는데, 당시 정부가 발표한 선박 AIS 항적 기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또한, 선원들만 탈출하고 승객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한 이유가 해운사의 지시 때문이라고 드러났습니다. 선원들이 퇴선 명령을 하지 않고 10여 차례 이상 선내에 남아 있으라고 방송함으로써 승객 피해가 커졌는데, 그 이유가 밝혀진 것입니다.

또 세월호처럼 문제가 많은 배가 실제 운항되는 과정에서 관련 기관 등과 유착했다는 점이라든지, 항해를 위한 여러 가지 검사나 심사가 부실했었다는 점도 어느 정도 드러났어요."

-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1차 청문회보단 진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사를 좀 더 잘해서 2차 청문회를 통해 더 많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규명해야 하는데 여전히 조사가 미흡한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청문회 기간이 짧아서 충분한 청문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또 정부 주도하에 세월호 인양 프로세스가 현재 진행 중인데, 관련 정보 부족으로 인해 인양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 이번 청문회는 위원장께서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고 하던데.
"어떤 언론에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을 언뜻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문회를 총괄하는 입장에 있는 위원장으로서,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사관들이나 위원들을 독려하기도 하고 이끌어갔던 것에 대해 그런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실제로 조사관들과 위원들이 아주 열심히 했기 때문에 1차 때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청문회를 다시 하게 되면 이전보다 조사관들이나 다른 위원들이 훨씬 적극적으로 청문회 준비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해봅니다."

- 특검 문제가 대두될 텐데요. 1차 청문회 후에도 특검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2차도 특검이 받아들여질지 의문인데.
"특검은 기본적으로 청문회와 관계가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1차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특검 신청을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1차 청문회 이후 참사 당시 해경 지휘부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책임 규명을 해야 할 부분이 선명히 드러났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특검을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특검요청안은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19대 국회가 선거 후에도 5월 말까지 임기가 있는데, 그때까지 특검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합니다. 현 특검요청안이 아직 국회 계류 중인 만큼 상황을 보며 2차 특검을 준비하겠습니다."

- 3차 청문회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2차 청문회가 끝난 지 불과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언제 또 청문회를 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2차 청문회를 통해서 드러난 문제점이나 추가 조사 여부 등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아마 3차 청문회를 한다면, 1차 때의 참사 당시 정부 대응, 2차 때의 침몰 원인이나 선박도입 과정, 선체 인양문제 외에 지금까지 청문회 주제로 삼지 않았던 부분들을 대상으로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현재 논의 중입니다."

- 정부에서는 특조위 종료 시점을 6월 30일로 했잖아요. 그러면 이제 2달 반 정도 남았어요. 남은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종료 시점을 정부가 6월 30일로 잡았다기보다는 그때까지만 예산 편성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볼 때, 이 6월 30일은 특별법상 종료일은 될 수가 없다고 봅니다. 특별법상 활동 기간은 특조위가 구성된 날로부터 1년 6개월입니다.

저희가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때가 지난해 3월 초순이고 제대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설비, 예산을 갖춘 게 8월 이후이기 때문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활동 종료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6월 30일까지만 예산이 편성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예산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세월호 인양을 염두에 둔 조사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특조위가 세월호 선체 조사할 수 있을까

 이석태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
이석태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 ⓒ 이영광

- 청문회에서 인양 문제도 제기되었는데 7월 정도 인양되는 것으로 알아요. 그러면 특조위가 인양된 세월호를 조사할 수 있을까요?
"인양 후 선체조사를 저희가 할 수 있고, 또 마땅히 해야 합니다. 예산이 6월 말까지만 되어 있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 후에도 종합보고서 작성 기간 3개월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정부 계획대로 7월에 인양되면 특조위는 여전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과 관계없이 당연히 조사할 수 있고 정부도 저희가 조사할 수 있도록 조사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 현재 인양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양은 정부가 주관하기 때문에 저희는 정확한 인양 과정의 실상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정부에서 저희에게 보내준 서류나 보도를 종합하면 선박 인양의 편의상 선박의 중량을 줄이는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또 유실방지 작업을 하였다고 합니다. 정부는 인양 시기를 7월 말 이후로 보는 듯한데 그때가 될지 아니면 더 늦춰질지는 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인양 후 계획이 아직 안 나왔잖아요.
"네. 정부 계획대로 7월 말에 인양이 된다면 그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발표된 바 없습니다. 청문회 과정에서 정부 측 증인은 '인양하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고 그 후의 계획은 준비하는 중이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7월에 인양된다고 가정할 경우, 시간이 사실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러므로 정부가 과연 인양 후에 어떤 조처를 할 건지, 또 저희 특조위의 조사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조사하도록 조치를 해줄 건지에 관해 저희도 계획이 발표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어느덧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흘렸어요. 어떻게 맞이하고 계세요?
"우선 특조위 차원에서 이번 주를 추모주간으로 지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며 경건하게 맞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4월 15일과 16일에는 자체 추모행사를 열고 안산과 인천에서 추모식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또한, 특조위의 일원으로서 조사활동에 더욱 열심히 매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모가 아닐까 합니다."

- 참사 직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 많았으나 2년 동안 한국 사회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특조위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2년 동안 한국 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느냐를 얘기하기에는 평가의 기준을 마련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하여 저희에게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 1주기 때는 시행령 문제가 있었잖아요. 그러면 지금 문제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가 특조위 활동 기간을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또한, 조사를 위한 예산을 제대로 배정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상규명국장 임명을 위한 모든 절차가 작년 11월에 끝나 임명만 하면 되는데 5개월이 넘도록 진행하지 않고 있고, 공무원도 정원보다 18명이나 파견하지 않아 조사인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 선거 기간 중에도 세월호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어요.
"국회의원 선거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여러 선거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도 2년이 흘렀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 이슈로 크게 부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하는 조사활동이 특조위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에 저희 3개 소위원회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6월 30일까지만 예산 편성이 되어 있는데 그 이후에도 조사활동이 보장되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머지않아 선체 인양이 된다고 하는데요. 그 선체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한 중요 증거이기 때문에 선체 인양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이석태#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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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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