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럽고, 공포가 가득했던 밤을 보냈습니다. 경주 지진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출근 했고, 아침 회의를 했고, 어제 지진의 피해 상황에 대해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명절을 맞을 인사를 나눕니다.
아침 뉴스에서는, 아직 진도 6.0까지의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보를 남깁니다. "명절동안 조심하세요!"라고 인사를 던졌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당장, 오늘 고향가는 길에 수 많은 터널들을 지나가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어디 붉은 실이라도 매어 놓고 터널로 들어가야 할까요? 휴우...
수 많은 생각이 들던 밤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집 안의 피해는, 자유낙하를 과하게 해 버리신 날개 달린 쵸파 3호 한 개뿐이었고, 현관문 앞의 흰 가루와 위의 얇은 금(집중해야 보입니다!)입니다. 걱정이 됩니다만,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는 알지를 못합니다.
이번 지진으로,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웠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진이 나면 뭘 어찌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무서운 걸 알게됐습니다. 지난 12일 '대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라고는, 초코바 3개와 초코렛 한 봉지를 챙겨넣은 것뿐이니까요.
이래저래 심난한 명절입니다. 제발, 별일 없이 지금의 위기가 지나가고, 이번의 가르침을 통해, 다음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 누군가가 제대로 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아직도 지금까지도 재난안전처의 재난문자를 받지 못했고, 어떠한 비상연락망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덧글. 제 전화기의 세팅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해외에 나가면 국경을 넘을 때마다 '조심해! 우리가 분명 경고했다, 조심해!'라고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던 전화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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