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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 정민규

국민들의 들끓는 여론은 그저 서둘러 막아야 하는 소음에 불과했을까. 27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벌어진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를 막은 경찰의 모습을 보면 아니라고 하기는 힘들 듯하다.

이날 대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자치의 날' 행사 참석차 찾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기습적으로 대통령직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대응은 빨랐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플래카드는 채 펼쳐 보이지도 못 한 채 빼앗겼다.

순식간에 달려든 경찰관들이 학생들을 끌고 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구호를 외쳤다. 경찰관들은 대학생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목도 꺾었다. 남학생이 힘에 겨운 듯 "캑캑" 소리를 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경찰관은 이를 찍는 기자의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 정민규

인근에 있던 해운대경찰서 소속 순찰차 뒷자리에 3명의 대학생을 집어넣었다. 당시 끌려왔던 학생은 4명이라 한 명이 타지 못 했던 상황이었다. 순찰차를 추가로 호출하고 해운대경찰서로 이송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때 사복 경찰관 사이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란다 원칙 고지했나?"

범죄용의자를 체포할 때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전에 알리는 미란다 원칙은 경찰이 기본적으로 알려야 하는 의무 조항이다. 이에 따르지 않은 체포는 위법이다. 아무도 대답하지 못 했다. 왜냐면 아무도 하지 않았으니까. 다급했던 경찰들은 그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학생들의 입을 틀어막고 목을 꺾어 외침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

얼떨결에 이들을 차에 태웠던 경찰관이 이동하려다 체포가 맞는지 다시 확인했다. 지켜보던 시민이 "미란다 원칙 같은 거 고지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제야 이들을 끌고왔던 사복경찰관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체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풀려났다. 사복 경찰관은 그때야 임시 보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학생들을 에워싸지 말라고 다른 사복경찰들에게 알렸다. 

학생들은 풀려났지만 사복 경찰들은 이후 이들이 박 대통령이 머무는 행사장 근처에 접근하지 못 하게 길을 막았다.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물었다. 왜 차에 태웠다가, 풀어줬는지. 그리고 지금 왜 길을 막고 있는지. 그 누구도 대답하지 못 했다. 소속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왔다고만 했다. 이 촌극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부산 방문한 박 대통령 향해 대학생들 "하야하라" 기습시위) 이후 논란이 일자 부산지방경찰청은 뒤늦게야 출입 기자단에 이런 해명을 올린다.

"일부 언론에서 훈방된 4명을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풀어주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기에 알려 드립니다. 현장에서 훈방된 4명에 대해서는 최초 경찰이 체포의사가 없이 경찰관직무집행법상 즉시강제(위험발생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격리 차에 태운 것으로 바로 훈방조치 하였기 때문에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것입니다."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27일 오전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과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참석 차 부산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경호원과 경찰은 대학생 6명이 박 대통령이 머누는 행사장 밖에서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자 플래카드를 빼앗고, 이들을 즉각 연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대학생에게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4명을 현장에서 풀어줬다. ⓒ 정민규

경찰의 해명은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지난 2014년 대구지법은 "순찰차 탑승을 거부했음에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채 완력으로 순찰차에 태운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날도 경찰은 자신들을 놓아달라는 학생들에게 수 명이 들러붙어 억지로 순찰차에 태웠다.

경찰이 미란다 원칙 미고지 논란을 피해나가기 위한 법적 근거로 든 경찰관직무집행법은 위험 발생의 방지를 위해 대상자를 '필요한 한도 내에서 억류하거나 피난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법은 그 경우를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로 제한하고 있다.

천재, 사변, 붕괴, 교통사고, 폭발, 위험 동물 출현, 극도의 혼잡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관련법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당시를 이러한 급박한 상황으로 보았는지 해명 자료를 뿌린 부산지방경찰청 홍보과에 질의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측은 "거기가 (대통령) 경호 행사장이니까 위험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목을 꺾어가며 차들이 달리는 도로로 끌고 나간 게 결국은 누군가의 안전을 위해서였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입은 왜 틀어막았을까. 대답은 "행사장에서 고함을 치니까"였다. 이날 경찰이 그토록 막으려했던 그 고함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최순실을 구속하라"였다.


#박근혜#최순실#경찰#하야하라#미란다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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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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