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발표에 대한 여·야 반응이 엇갈린 가운데,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민석·이상민 더민주 의원이 '대통령 탄핵'에 뜻을 함께 했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이 4일 오전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습 골든타임은 지났다. 국민의 힘으로 퇴진시켜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이 글에서 "박 대통령이 끝까지 하야를 거부했다"며 "이제 정치권에서 탄핵을 주저할 이유와 명분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은 대통령 자신인데, 사과한다더니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며 "(이런 이유로)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당연하고, 퇴진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면 국민의 힘으로 퇴진시키는 게 순리"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앞서 3일 오후 이 시장과 안민석·이상민 더민주 의원은 고 백남기 농민 장례식장(서울대학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이 시장이 "대통령이 자진사퇴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탄핵 사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하자, 안 의원은 "국민이 다 발로 찼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나, 탄핵으로 국민과 역사의 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끌어가기 불가능한 상태다. 본인과 나라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 옳다. 본인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야당이 탄핵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이 터진 지 열흘 만인 4일 오전 '검찰수사에 응하고, 특검도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최씨에게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미르·K스포츠 재단 등과 대통령 자신의 연관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치권의 '거국 중립 내각 구성, 2선 후퇴, 하야 요구'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한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진정성 없는 개인 반성문"이라 혹평했다. 이어 "(김병준)총리지명 철회, 국회추천 총리 수용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권 퇴진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진심을 담은 사과를 보여주셨다, 진정성을 느꼈다"라고 평했다. 그는 "(대통령을) 신뢰하고 한번 지켜봤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