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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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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퇴진하라! 이정현도 퇴진하라!"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지역구인 순천 국민은행 앞에는 오후 6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이 금세 4000여 명으로 늘었다. 현장에 참여한 나는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박근혜 퇴진!"은 물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퇴진!"도 함께 외치고 있었다.

이 대표를 뽑아준 순천시민의 성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시민들의 구호에는 집 지키라고 키워주고 뽑아줬더니, 다른 대문 지키고 있는 이 대표의 행보에 크게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함께 참여한 지인들은, 창피해서 이제 어디 가서 순천 산다는 말도 못하겠단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1부를 마치고 촛불과 피켓을 흔들며 행진이 이어졌다. "하야 하야 하야~"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하야송'을 따라 부르면 어김없이 박 대통령과 이 대표를 향한 퇴진구호가 이어졌다. 그런데, 함께 행진에 참여한 아내가 다급하게 다가와 내 귀에 속삭인다.

"저 경찰 좀 봐, 아까부터 구호와 하야송을 따라 부르는 것 같아"
"에이, 설마…."


혹시나 해서 아내가 지목한 경찰을 살금살금 살펴보니…. 헛, 이럴 수가? 진짜로 '하야송'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 무전기로 입을 가리고 있어 언뜻 보면 교신 중으로 보였지만, 분명 "하야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었다. 의무경찰로 보이는 아직 앳된 얼굴의 청년은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며 질서유지를 하고 있지만, 분명한 '우리 편'이 확실했다. 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을 때가 이런 심정일까?

살며시 그에게 다가가 손가락 하트와 엄지 척을 날리니, 씨익 웃는 모습에 내 가슴이 뛴다. 행진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려 하자 "조심히 들어가세요"라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실망, 지역구를 대표하는 여당 대표를 향한 분노가 의무복무를 하는 젊은 청년까지 극에 달한 것일까?

자전거 타고 밀짚모자 쓰고 순천 가서 민심을 확인했다는 이 대표. 당신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순천시민의 자존심은 어찌할 건가? 이제는 그 민심을 심판받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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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박근혜#이정현#퇴진#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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