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신이 대한민국에서 사라졌던 그 7시간, 대체 무엇을 했는지 국민 앞에 말하지 못하는 그 7시간 동안, 세월호 속에 갇힌 대한민국 국민들은 차가운 바다 속에서 죽어갔다. 그런데 당신은 그 세월호 희생자 부모들이 낸 세금으로 '비아그라'를 샀다. 정말 부끄럽지 않은가?"온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찬바람이 몰아치는 24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 거리.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대전시민들은 또 다시 촛불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충남대학교 사학과 4학년 윤예린 학생은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입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우리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저 당신의 측근을 위한 대통령이었을 뿐"이라며 "더욱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친구와 그의 딸을 위해 마음대로 위임하여 비리를 저지르고 국정을 농단한 당신을 그저 '범법자'일 뿐이다, 제발 이제 그만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민성효 원불교대전교구 교무는 요즘 뉴스에서 듣는 소식에 정말 비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요즘처럼 비참한 심정이 들 때는 없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나오는 소식을 들으면 차라리 안 듣고 싶은 마음이다, 왜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지저분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라면서 개탄했다.
이어 "그냥 조금 더 일찍 멈췄으면 좋았을 것을, 왜 여기까지 버텨서 정말 막장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온 국민에게 들려주느냐"며 "버틸수록 그 끝은 더욱 비참해 질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 빨리 퇴진하라"고 말했다.
또한 택시노동자 윤순분 씨는 "택시에 승객이 탈 때마다 저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며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미래를 책임진 사람인데 어쩌면 저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뻔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범죄자 박근혜와 그 일당을 구속시키고 법에 따라 처벌할 때까지 끝까지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대형 깃발을 제작해서 나온 젊은 청년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한밭대학교 학생이라고 소개한 이성민씨는 세월호에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또래다.
그는 집회에 나오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뉴스를 계속 보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나오게 됐다, 특히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에 대한 의혹들을 듣고 나니 나라도 나가서 '퇴진'을 외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깃발은 제 생각이 짧고 부족하지만 시민들과 공감하고 싶어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59일째 파업투쟁 중인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을 대표하여 철도노동자 전병배씨는 자유발언에 나서 "힘내라는 시민들의 응원으로 지금까지 파업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며 "박근혜 퇴진을 위한 이 싸움도 비록 이 자리에 나오지는 못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고 응원하고 있다, 지치지 말고 계속 촛불을 들면 국민이 승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400여명의 시민들은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갤러리아타임월드에서 이마트 앞 사거리를 지나 다시 집회장소로 돌아오는 거리를 행진하면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이들은 또 오는 26일 오후 5시 갤러리아타임월드 사거리에서부터 대전교육청 사거리 사이 도로에서 열리는 '제2차 박근혜 퇴진 10만 대전시민 시국대회'에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하면서 '대전시민 함께해요'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