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뿅~ 간다. 꽁꽁 얼린 동태탕은 역시 겨울철이다. 4계절 중 겨울철에 먹어야 동태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무슨 얼린 동태가 겨울철 음식이냐고 하겠지만 모든 음식은 다 제철이 있다. 동태 역시 겨울철이 되어야 그 맛이 살아난다. 여름철의 그것과는 맛에서 확연히 차이가 된다.
동태탕을 한술 떠먹는 순간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어찌 생태탕도 아닌 동태탕에서 이런 맛이 날 수가 있을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슷하게 썰어 넣은 무와 동태, 그리고 동태의 내장이 들어갔다. 언뜻 보면 여느 집의 동태탕과 별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 맛을 보면 놀랍다. 은근한 깊은 맛과 얼큰함이 돋보인다.
전라도 고유의 참맛이 담긴 동태탕, 너무 맛있어
그 맛의 비법이 하도 궁금해 주인아주머니(정해자)에게 물었다. 비법은 별다를 게 없다며 가정집에서 해먹는 것처럼 그렇게 요리한다고 했다. 또한 요리하기 전 곧바로 동태를 손질하며 모든 생선이 그러하듯 싱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집에서 끓인 것처럼 해요. 매일 아침 싱싱한 동태를 사용해요, 그리고 내장을 넣어요. 동태는 요리하기 전 그때그때 곧바로 손질해요."칼칼하면서도 유난히 맛있는 감칠맛은 동태의 내장과 무에 있었다. 인삼에 버금간다는 겨울 무를 어슷어슷 썰어 넣고 동태 내장을 듬뿍 넣었다. 주당들이 속풀이 해장용으로도 즐겨 찾는다는 이집의 동태탕은 한번 맛보면 그 맛에서 쉬 헤어나기 어렵다. 또 다시 찾게 되는 유혹이다.
철마다 바뀌는 반찬도 한정식집의 그 맛을 능가하는 맛이다. 실치무침, 파래김치, 곰삭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등의 맛이 수준급이다. 순천이 고향이라는 주인아주머니의 손맛이 담겨있다. 전라도 고유의 참맛이.
평소에 작은 양의 밥을 먹는 기자 역시도 밥 한 공기를 다 말아내 남김없이 먹었다. 어찌나 동태탕이 맛있던지 그 맛에 반해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이 집의 동태탕은 누구든 한 번 맛보면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먹게 된다.
흑염소고기와 영양탕 전문점인 이집에서 동태탕이 19년째 이집의 대표메뉴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모처럼 얼큰한 동태탕 한 뚝배기에 마음을 빼앗긴 날이다. 진짜 끌림이 대단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