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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관련 영상  <출처: YTN science>
미세먼지 관련 영상 <출처: YTN science> ⓒ 환경정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 문제에 관한 시민들의 불만, 불안이 심각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시기(봄, 가을) 인터넷 쇼핑몰에선 미세먼지 관련 용품(미세먼지 마스크, 구강청결제 등)의 판매가 급증하는가 하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대책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mm) 이하의 작은 먼지로 PM10이라 부르며, PM10보다 1/4작은 초미세먼지는 PM2.5라 부른다. 초미세먼지는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한 위험 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이제 우리 일상 속에서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2015년 네이버 검색어 결산 결과, 모바일 검색 순위 1위를 '미세먼지'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 대해 일상적으로 시민들이 갖는 관심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볼 수 있는 결과다. 미세먼지 문제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실제로 미세먼지를 걱정하고 피해야 하는 일수(日數)가 증가하고 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최근 3년간 미세먼지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1년 중 하루 기준치(100㎍/㎥)를 초과한 일수가 크게 늘었다. 하루 기준치 초과일수는 2012년 전국 평균 4.75일에서 2014년 14.5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가 28일로 가장 많았고, 강원, 충북이 22일, 서울이 20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대기질 수준, 놀랄 정도로 나빠

시민들이 느끼는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은 우려일까?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폐렴·심장병·각종 암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다. 초미세먼지는 생식 기능을 저해한다고도 알려져 있는데,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노약자는 이에 취약하다.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가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 등의 대기오염(분진)이 수도권지역 거주자의 사망에 미치는 영향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경기지역에서만 한해 30세 이상 성인 1만5천여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015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와 국립환경과학원의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KORUS-AQ)'중 나사(NASA)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 연구원 알렉스 탱은 "한국의 대기질이 이렇게 안 좋다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나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라고 국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말했다.

미세먼지쉼터 캠페인 <출처: 환경정의>
미세먼지쉼터 캠페인<출처: 환경정의> ⓒ 환경정의

환경정의는 지난 11월, 미세먼지로 인한 가상의 미래 상황을 설정한 미세먼지쉼터 캠페인을 진행했다. 미세먼지쉼터는 무더위를 피하는 무더위 쉼터처럼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의 미세먼지쉼터는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며 미세먼지쉼터라는 상징적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미세먼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목적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말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지부터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묻는 등 캠페인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정말 미세먼지쉼터처럼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들어가 쉬고 싶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지난 5월 정부의 대기 관리 대책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감사원이 지난 5월 10일 공개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면, 정부가 수도권 대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오염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 석탄, 화력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남동풍 영향으로 7~10월 수도권 대기에 영향을 끼치지만 환경부는 주요 오염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2차 기본계획에서 충남 지역 화력발전소 등이 대책에 포함되지 못했다. 또한, 수도권 미세먼지 측정기 108대 중 16%인 17대가 허용 오차율인 10% 초과, 수도권지역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 65대 중 35대가 성능 기준 미달임에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자동차 대기오염물질 배출 산정 과정 등 많은 문제가 지적되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지만 정작 정부의 대책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되찾기보다 미세먼지쉼터에서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이 빠를 수 있다. 우리는 미세먼지쉼터가 가까운 미래에 나타나기를 정말 바리지 않는다. 우리는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원한다.


#미세먼지#노후경유#디젤#대기오염#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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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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