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하네! 염병하네!"4일 '박근혜 즉각 퇴진 제14차 여수시민대회'에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퍼부은 욕이다. 지난 3일 특검팀의 청와대 압수수색 방해를 지켜본 촛불민심은 최순실에게 성토했던 청소아주머니의 '염병하네'로 압축됐다.
"대통령 놀음하는 황교안! 국민 우롱 말라"
이날 비가오는 가운데 우의를 입고 약 500여 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학생들은 주최측이 제작한 박근혜 퇴진 안내문을 시민들에게 나누며 자원봉사에 열중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에게 자원봉사 2시간을 채우기 위해 나왔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답했다. 집회 참가이유에 대해 "진짜 박근혜가 잘못을 인정하고 퇴진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박근혜 퇴진 여수운동본부 정한수 공동의장은 "어제 특검팀이 청와대를 압수수색 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청와대에 갔지만 입구에서 막혀 또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분개했다.
이같은 책임이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해 "박근혜 탄핵할 때 같이 보내야 했는데 정신 못 차리고 대통령 놀음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뜻을 엄정하게 이행해야할 권한대행이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특검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바라본 소감에 대해 우도풍물패 김영(52세)단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와 특검수사 연장을 통해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들어가는 촛불집회를 살리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시국 각설이를 비롯 여러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다음집회때부터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발언에 나선 똑소리닷컴 한창진 대표는 새누리당과 보수단체의 '표창원 의원' 공격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했다.
"촛불민심을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여성입니다. 그 의도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이 여성인데 여성비하와 여성인권을 침해했다고 촛불민심에서 촛불의 주축인 여성들을 분리시키려고 합니다. 특히 엄마부대가 표창원 의원 집에 찾아가서 그 가족들에게 부인과 딸을 향해 시위를 한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려견시위'도 눈길을 끌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집회에 참가한 신형석(56세)씨는 반려견 명찰에 '나보다 못한 대통령(바꾸네) - 강아지 일동. 우리 동족이 대한민국을 살렸네 - 강아지 일동'이라고 썼다.
신씨는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가 개 한마리 때문에 깨지고, 대통령 탄핵까지 가게 된 보도를 보았다"면서 "동물들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지만 대통령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고 국민들을 배신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서울광화문 집회도 2번 참가하고 촛불집회 때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중장애인도 있다. 전남 장애인 철폐연대 이창준(32세) 집행위원장은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재벌개혁이 이뤄지고, 국정농단없이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서민들을 위한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불편한 몸으로 집회를 참가하는데 건강한 사람들에게 가진 바람을 묻자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면서 "바쁜 가운데 집회를 참가하는 모든분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