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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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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입니다. 그런데 오늘을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로 기억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언론기사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반복되는 현상입니다.

물론 오늘의 의미를 기억하자고 환기하는 시도 자체는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마치 그 사실을 몰랐거나 밸런타인데이를 우선으로 이야기하는 이들을 '불경죄'에 해당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일부 언론이나 누리꾼들의 과도한 행동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제는 2월 14일을 밸런타인데이라고 하면 몰상식하고 역사의식 없다며 몰매 맞을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이런 '기억의 강요'가 과연 옳은 걸까요. 정작 안 의사의 순국일은 등한시하면서 사형선고일까지 기억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모순 아닐까요. 그럴 거면 안 의사 한 분만이 아니라 독립운동가 모두의 사형선고일과 탄신일, 기일도 기억하는 게 맞을 겁니다.

안 의사께서 언제 사형선고를 받았고, 몇 발의 총알로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트렸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문제는 역사학자들도 전공자 아니면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어쩌면 본질은 외면한 채 주입식, 암기강요식으로 이뤄지는 역사교육의 폐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새삼 씁쓸함마저 느껴집니다.

세세한 날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해하고 우리가 그 삶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우리 가슴 속에서 안중근이라는 이름 석 자만 잊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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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생 / 서울강서구궁도협회 공항정 홍보이사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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