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다리가 돌아왔다. 봄철엔 역시 도다리회가 진리다. 도다리회를 주문하면 도다리쑥국은 덤으로 나온다. 식탁의 봄은 이렇듯 도다리가 가장 먼저 함께한다. 아삭 쫄깃한 식감의 도다리회를 맛보고 나서 도다리쑥국으로 마무리하고 나면 온몸에서 봄 향기가 아른아른 피어난다.
여수 문수동의 실비집 장터소주방이다. 이곳은 기본 찬이 참 맛깔지다. 갓 부쳐낸 명태전과 김치부침개에 때깔 좋은 잡채가 먼저 선보인다. 쪄서 양념장 끼얹은 가오리찜과 뚝배기 김치국도 있다.
이건 뭘까, 한국식 샐러드? 샐러드와 배추물김치의 장점을 잘 살려낸 음식이다. 소박하면서도 상큼한 이 배추물김치는 가장 한국적인 맛이다. 언뜻 고향집이 떠오르기도 하고 양식집의 샐러드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 계절, 가장 봄다운 맛은 도다리회가 아닐까
강도다리로 만든 도다리회다. 아삭 쫄깃한 식감이 너무 좋다. 봄도다리 그 명성에 걸맞은 기막힌 이 맛. 이 계절 가장 봄다운 맛은 아마도 도다리회가 아닐까. 함께한 일행들도 도다리회가 탄력 있고 쫄깃쫄깃한 맛이라며 감탄해마지 않는다.
"도다리회가 진짜 탄력 있고 쫄깃쫄깃해요."도다리회를 맛있게 먹는 팁 하나. 도다리회는 참기름장에 먹으면 쇠고기 생고기를 먹는 기분이다. 유난히 쫄깃한 도다리의 식감에 참기름 향의 풍미가 쇠고기 육회의 그 맛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한번 맛보시라, 아마도 그 맛에 놀라 졸도할 테니.
도다리쑥국이다. 봄철에 먹는 이 기막힌 맛 그대는 알고 있을 터. 햇쑥의 향기가 그윽하게 올라온다. 어느새 쑥 향기에 취해 내 마음은 거문도 어디쯤 들녘을 헤매고 있다.
주인아주머니(60. 김춘자)에게 도다리쑥국 끓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무 넣고 된장기 조금해 끓여요. 물이 끓어오르면 도다리를 넣어 익을 때까지 또 끓여요. 불 좀 줄여놓고 마지막에 쑥 대파 양파 고추... 포인트, 마늘을 많이 넣고 끓여요."주인아주머니는 자신이 햇쑥과 봄도다리로 끓여낸 도다리쑥국 맛에 손님들이 환장을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돌산, 화양면, 시골 할머니들이 캐온 쑥을 사용해요. 도다리쑥국 맛보면 손님들이 환장을 해 부러요."
큰사진보기
|
▲ 도다리쑥국 한 그릇에 나른하고 무기력해진 몸과 마음은 어느새 활기가 넘친다. |
ⓒ 조찬현 |
관련사진보기 |
도다리와 햇쑥은 환상의 조합이다. 눈은 비뚤어졌지만 맛 하나는 최고인 이 녀석 도다리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쑥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 도다리쑥국 한 그릇에 나른하고 무기력해진 몸과 마음은 어느새 활기가 넘친다.
가자미목 가자미과의 생선인 도다리는 일반적으로 눈이 우측에 쏠려있다. 그래서 광어와 도다리를 비교할 때 '좌광우도', 즉 눈이 좌측에 있는 건 광어 우측에 있는 것은 도다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도다리는 비뚤어진 눈이 광어처럼 좌측에 있다. 생뚱맞게 생긴 강도다리는 광어를 많이 닮았다.
큰사진보기
|
▲ 눈이 광어처럼 좌측에 있어 생뚱맞게 생긴 강도다리는 광어를 많이 닮았다. |
ⓒ 조찬현 |
관련사진보기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