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부터 나흘 동안 날이 흐리고 비가 오곤 하더니 오늘은 하늘이 맑고 햇볕이 좋다. 아우성치며 피어나는 매화와 목련꽃 구경하며 이밭 저밭 돌며 농기계를 불러 들여 살펴보고, 묵은 풀이 한길이나 자란 하우스 풀 깎고 나니 허기가 진다.
농사일은 머리도 잘 써야 하지만 몸을 놀리는 일이라 허기가 지면 팔다리 맥이 풀려 일을 할 수 없다. 빵으론 안 되고 쌀밥을 배불리 먹어야 팔다리에 기운이 돈다. 그래서 농사일은 밥심으로 일한다고 장모님이 늘상 말씀하신다.
밭에서 돌아와 주방을 보니 달래와 냉이가 듬뿍 들어간 된장국이 있다. 냉이와 달래는 마늘밭에서 캐온 것일 터이다. 국그릇에 밥을 듬뿍 담은 후 그 위에 냉이달래 된장국을 퍼올린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다른 반찬은 필요없다.
한 입 가득 국에 말은 밥을 입에 넣는다. 봄향기가 입 속에 가득하다. 땀 흘려 일해 본 적 없는 박근혜나 엘리트 나으리와 사모님들이 이 맛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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