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을 위한 힐링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봄에만 한정 공개이니 어서 모이길. 이름하야 벚꽃라떼와 벚꽃레이스 그리고 벚꽃카페트다.
길가에 심어진 벚꽃나무가 한창이다. 연분홍 빛깔 가녀린 꽃잎이 살랑이는 봄바람에 한 잎 두 잎 잠시 포르르 날다가 스르르 착지한다. 이는 10점 만점 용감한 체조요정 스타일. 여기에 봄비 두레박을 타고 가만히 내려오는 조신한 선녀 스타일도 있다.
이 벚꽃 꽃잎들이 흐르는 내에 모여들면 벚꽃라떼가 만들어진다. 수면 위에 뜬 연분홍 꽃구름은 나무늘보 걸음으로,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느릿느릿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보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다른 벚꽃잎은 벚나무에 사는 거미가 짠 투명 레이스가 밋밋해 보였는지 드문드문 장식을 해주었다. 거미줄에 걸린 꽃잎은 흡사 허공에 그대로 정지한 듯 보여서, 시간이 정지한 듯하다. 어쩌면 거미가 벚꽃잎의 아름다운 낙하 순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벚꽃잎이 부리는 4월의 마법은 연분홍 고운 카페트를 깔아놓은 길로 마침표를 찍는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사내야, 한때 정을 준 여인이 애써 이별의 비애를 꾹꾹 참아가며 만든 꽃길인지라 밟을 때마다 그녀를 떠났다는 양심의 가책에 뜨끔 찌릿할 터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걷는 이 연분홍길은 벚나무가 전하는 수줍은 사랑의 징표라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4월, 이 벚꽃들과 함께 거닐다 보면 그대의 까칠한 마음도 어느새 핑크빛 낭만에 젖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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