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 교토 남쪽 후시미에 있는 비빔 메밀국수 소바 식당을 찾았습니다. 메밀국수를 일본 사람들은 소바라고 합니다. 보통 메밀국수 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말아서 먹거나 찬 메밀 국수를 간장에 찍어서 먹습니다.
이곳 후시미 비빔 메밀국수 소바 식당은 오후 5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영업을 합니다. 낮에 몇번 가보았지만 늘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식당을 운영하시는 아저씨가 몸이 편찮아서 일을 줄였다고 합니다.
주방에 이어진 카운터식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의자는 다섯 개가 전부입니다. 그것도 덩치가 큰 사람은 세 명이 앉으면 다 찹니다. 손님들은 밖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초저녁부터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사장이자, 주방장 한 명이 전부입니다. 돈도 자판기에 넣어서 주문합니다. 식당 안에서 손님들이 메밀국수를 먹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은 미리 주문을 하기도 합니다.
요즘 마파두부 메밀국수 소바는 하루 밤 일하는 동안 딱 10그릇만 판다고 합니다. 먹기 전에 추천할만한 메밀국수 소바가 무엇이냐고 묻자 자신의 전통 먹거리 모듬 메밀 국수 소바를 권했습니다.
모듬 메밀 국수 소바는 국물 없는 메밀 국수 소바 위에 달걀, 부추, 생선가루, 참깨 따위를 얹어 비벼서 먹습니다. 양도 많고 큰 그릇에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다른 반찬이 없어도 먹을 수 있도록 간이 들어 있었습니다.
마파두부 메밀국수 소바는 중국 먹거리 마파두부에 소바를 비벼서 먹습니다. 고기도 듬뿍 넣고 따뜻한 맛이 나서 먹기 부드러웠습니다. 메밀국수 소바를 먹은 뒤 따뜻한 밥에 비벼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양도 많았습니다. 같은 값에 손님들이 200그램, 300그램, 400그램씩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곳 비빔 메밀국수 소바 식당에 국물에 말아서 먹을 수 있는 메밀국수 소바는 없습니다. 모두 비빔 메밀국수 소바입니다. 메밀 국수 소바 국물을 우려내는 비용을 없애고, 대신 비벼 먹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대신 양과 맛으로 손님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