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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마사
백마사 ⓒ 이상옥

      세상을 다 읽고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괜찮다 괜찮다 그래 괜찮아… 그냥 돌아가
            -이상옥의 디카시 <백마사의 포대화상>

낙양 두 번째 투어에서 관림을 둘러보고는 백마사로 향했다. 백마사는 중국어로 바이마쓰라고 하는데, 여기서 주목을 요하는 것이 '백마'(白馬)이다. 중국에 최초로 불교를 전달한 사람이 가섭마등, 축법란이라는 두 스님이 경전과 불상을 백마에 태워서 낙양에 도착한 것에서 '백마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백마사는 중국 최초의 절로 낙양시에서는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다. 백마사가 창건된 시기가 후한시대인 서기 68년이라고 하니 거의 2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중국 최초의 절이 창건된 것에 어찌 뒷담화가 없겠는가. 서기 67년에 한나라 황제인 유장이 꿈에 서쪽에서 법을 찾으라는 지시를 받고 신하를 보낸다. 서쪽으로 가던 신하들은 백마에 불경을 싣고 가던 인도의 두 스님을 만나 그들을 초청하여 68년 사찰을 만들어 두 스님을 거주하게 한 게 백마사의 창건 배경이다.

백마사는 당나라 말기에 중국 전역에의 멸불운동과 함께 안사의 난으로 전소되는 등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치고 문화대혁명 때도 불상이 훼손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복원되어 중국 최초의 절이라는 영예를 지닌다.

관림 투어를 마치고 버스로 백마사로 가려 했으나 노선이 복잡해서 그냥 택시를 탔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택시를 타고 외곽 지역으로 달려 가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택시기사만 믿고 가는 길인데도 전혀 불안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전 상해 푸동공항에서 자정이 넘어 홍차오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고 바가지 요금을 딱 한 번 쓴 적이 있지만 중국 도심지에서 택시를 타면 미터로 정확하게 요금이 계산되니 믿음이 간다. 정주에서 택시 기본요금이 8위안인데, 낙양에서는 5위안으로 시작하여서 더 저렴하였다. 다소 외곽 지대이지만 택시요금도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  

백마사 입구 주변 상가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

택시에서 내리니 백마사 입구 주변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한국의 사찰 입구에도 음식점, 기념품 가게, 숙박업소 등이 많지만 백마사 입구는 정말 사람들이 많아 낮인데도 중국의 야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갖가지로 흥성거렸다.

 백마사 입구의 수많은 관광객들
백마사 입구의 수많은 관광객들 ⓒ 이상옥

 백마사라는 절이름이 선명하다
백마사라는 절이름이 선명하다 ⓒ 이상옥

 백마사의 불상
백마사의 불상 ⓒ 이상옥

 인도식 사찰
인도식 사찰 ⓒ 이상옥

 미안마식 사찰
미안마식 사찰 ⓒ 이상옥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돌아갈 때 택시라도 탈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백마사에 들어가니 관광객들은 많았지만 정돈된 느낌이었다. 그만큼 절의 규모가 큰 편이었다. 백마사도 절이니까, 다양한 불상들과 나한들이 중국 특유의 개성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특이했지만, 가장 이색적인 것은 백마사 경내에 인도풍, 태국풍 등의 이국적인 사찰을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치 동아시아 사찰 전시장 같았다고나 할까?

천천히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한국이나 중국이나 사람들의 신심이라는 것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경내를 다 둘러보고 낙양역에서 밤기차로 돌아가기 위해 나오니 처음 걱정과는 달리 나오자마자 바로 낙양역 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지난해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디카시#백마사#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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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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