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30일 오후 5시 21분]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전 유세에서 "박근혜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결정 배치 과정에 국민을 속였다는 의심이 든다"며 "다음 정부에서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30일 오후 3시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연설했다. 문 후보가 대전을 찾은 것은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두 번째다.
문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아직 사드 배치는 끝난 게 아니다"며 "새 정부의 결정 과정과 국회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드 배치비용(약 10억 달러)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우리 정부가 먼저 사드 배치를 요구하고 부탁했다는 의심이 든다, 비용부담 문제를 우리 정부가 속여온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품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사드 결정배치 과정을 다음 정부에서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거철만 되면 색깔론과 종북몰이로 시끄럽고 지긋지긋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데도 문재인의 지지는 갈수록 오르고 있다"며 "이제 국민도 속지 않는다 이놈들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대통령을 할 준비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전충남 발전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며 "세종시 건설 등 균형발전 정책을 해온 문재인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전과 관련해서는 "대전하면 과학수도, 최첨단산업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전을 4차 혁명 특별시로 키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후보의 연설에 앞서 으능정이 거리에는 오후 2시부터 지지자들이 몰려 문 후보를 연호했다. 이 자리에는 박범계 의원, 이상민 의원, 조승래 의원, 박병석 의원 등 지역 의원을 비롯해 염홍철 전 대전시장 등이 참석했다.
문 후보는 연설에 앞서 대전 지역 고등학생 두명으로부터 61일 간의 대전 촛불 시위를 기록한 사진집을 선물 받았다. 또 한 어린이로부터 재활병원을 건립해 달라는 그림 일기를 전달 받았다. 송진우 전 한화이글스 선수는 "승리의 역사를 써달라"며 1번 문재인을 새긴 유니폼을 선물했다.
염홍철 전 시장은 사전 연설에서 "홍준표 후보가 속한 정당은 국정농단 책임이 있는 당으로 정당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문재인 바람이 충청권에 불고 있다"며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범계 의원은 "대전을 실리콘밸리로 발전시킬 후보는 문재인뿐"이라고 밝혔다. 박병석 의원은 "김정인 전 대표가 안철수와 자유한국당이 공동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는 촛불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아들인 안정범씨 등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민주주의는 정당정치가 기본이고 경쟁이 끝난 후에는 승리한 사람을 지지해주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배웠다"며 "이제 문재인, 더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으능정이 거리에는 약 5000여 명이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운집했다. 문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수백여 명의 시민들이 사인을 받거나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