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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 할머니가 엄지척을 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선거 전 마지막 유세를 한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 할머니가 엄지척을 하고 있다. ⓒ 조정훈

제19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표류하는 TK(대구경북) 표심을 잡으려는 혈투가 대구에서 벌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직선거리 500m를 두고 세 대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8일 오후 2시 40분 대구의 중심지인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관심사는 승부가 아니라 문재인의 득표율"이라며 압도적인 지지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이제 관심사는 승패가 아니라 득표율" 자신감

문 후보의 대구 마지막 유세에는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 중앙선대위원장과 최근 복당한 홍의락 의원, 안민석·조응천·표창원 의원 등이 함께 참석해 어버이날을 맞아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선거운동 첫날에 이어 마지막 날 대구를 찾은 문 후보는 "대구시민들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 드리러 왔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저 문재인에게 한 표라도 더 득표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것 맞느냐"고 물었다.

그는 "하늘이 두 쪽 나도 투표, 땅이 두 쪽 나도 투표"라며 "그래서 '투대문', 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구가 결심했다. 확실한 정권교체, 압도적인 정권교체, 문재인으로 결정했다. 맞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대구가 일어서면 역사가 바뀐다"면서 "사상 최초로 영호남에서 지지받는 동서화합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관심사는 승부가 아니라 문재인의 득표율"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가짜 보수가 대구경북 정치를 독점해온 30년, 대구경북은 어떻게 되었느냐"며 "무려 24년 경제 꼴찌다.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선도해온 대구를 이제 되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가운데 4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투대문'을 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가운데 4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투대문'을 외쳤다. ⓒ 조정훈

그는 무대에 올라온 일본군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 할머니를 껴안고 인사를 올렸다. 이용수 할머니는 '엄지척' 포즈를 하며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문 후보를 보기 위해 동성로를 찾은 4000여 명의 지지자들은 '투대문(투표하면 대통령 문재인)'을 외쳤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할매는 못 꼬셔도 엄마는 꼬셨어요. 문재인', '대통령 함 하자', '투표하면 대구도 문재인' 등의 피켓을 만들어와 들어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와 500m 거리에 나온 홍준표 "TK에 박근혜 가고 홍준표 있다"

이에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오후 1시 20분쯤 문 후보와 불과 500m 떨어진 반월당 동아쇼핑 앞에서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과 약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유세를 벌였다.

홍 후보는 이날도 트레이드 마크인 막말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비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서 90%가 지지해주면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내일은 이 땅의 친북세력을 몰아내는 날이다"라며 "문 후보 측에서 TK 보고 패륜집단이라고 했다. 여러분이 패륜집단이냐. 아니죠"라고 말했다. 이어 "에이 못된 놈들"이라고 특유의 욕설을 퍼부었다.

홍 후보는 SNS에 떠도는 말이라며 "문 후보는 물어보면 쩔쩔맨다고 문쩔쩔이라고 한다. 안철수는 초등학생스럽다고 안초딩이다"면서 "유승민 후보는 유배신이고 심상정은 심배배다. 나는 당당하게 한다고 홍당당"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또 "TK에는 박근혜가 가고 홍준표가 있다"면서 "홍준표가 되면 박근혜의 억울함이 없어진다. 이제 TK는 홍준표를 중심으로 새로 뭉치자"라고 보수층의 결집과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당 동아쇼핑 앞에서 집중유세를 펼친 가운데 조원진 새누리당 선거차량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반월당 동아쇼핑 앞에서 집중유세를 펼친 가운데 조원진 새누리당 선거차량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있다. ⓒ 조정훈

홍 후보가 발언을 이어가는 중 조원진 새누리당 유세차량이 노래를 틀어놓고 기호 6번을 외치자 "근데 쟈(조원진)는 왜 나왔노"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이 '홍준표'를 연호하자 노래는 잦아들었다.

홍 후보 지지자들은 조원진 후보 유세차량을 향해 "다른 데 가서 해라. 시끄러워 죽겠네. 조원진한테는 한 표도 주지 말자"고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태극기로 유세차를 때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구와 경북에서 온 홍준표 지지자들은 '중남구', '포항북' 등 자신들의 지역 팻말을 들고 '정수회 중앙본부'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모임과 '국민구국연합기사단' 등 보수단체들은 깃발을 들었다.

이들 후보 외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 4일 대구에서 120시간 뚜벅이 유세를 시작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지난 3일 동화사를 찾은 데 이어 7일에도 대구백화점 앞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선거 마지막 날 대구를 찾고 다른 후보들도 대구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보수층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과 5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대구가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그만큼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이전에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TK지역 20·30·40대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홍준표 후보의 지지도가 높았다. 여기에 안철수 후보와 지역 출신인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까지 표가 분산되고 있다. 하지만 TK지역 출신의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어느 후보도 50%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TK 부동층이 얼마나 투표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당락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각 당의 후보들은 TK지역의 투표율에 관심을 보이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을 하루 앞두고 'TK목장의 혈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유다.


#문재인#홍준표#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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