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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마감된 시각. 문재인 후보 지지자와 당원들이 모여 각 언론사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성을 질렀다. 선거 운동 과정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당원들도 있었다. 지난 9일 밤 더불어민주당 홍성연락소 사무실 풍경이다.

그러나 환호도 잠시,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렸다. 홍성은 대체로 보수적인 색채가 짙은 농촌 소도시다. 지난 95년 지방 선거 이후 6번의 지방 선거를 거쳐오면서 기초, 광역의원, 자치단체장 중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10일 새벽 발표된 홍성군 개표 결과는 홍성군민을 놀라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홍성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한 것.

중앙선관위 누리집을 보면 홍성은 71.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39개 투표소, 총유권자 82,972명 중 59,645명 투표 참여). 전국 투표율 77.2%에 살짝 못미치는 결과다. 이 중 문재인 후보는 35.4% (21,021표)를 얻어 28.1%(16,682표)를 얻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약 7.3%(4,300표) 차이로 앞섰다.

 지난 9일 있었던 제19대 대통령 선거 홍성군 득표 현황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홍성군에서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일 있었던 제19대 대통령 선거 홍성군 득표 현황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홍성군에서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갈무리(편집:신영근)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홍성군민 A씨는 "사실 개표 초반에 우리 홍성의 이웃인 예산에서 문재인 후보가 지고 있는 것을 방송에서 언뜻 보고 홍성도 분명 또 지고 있겠다고 생각하고 아예 개표방송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홍성도 엄청난 표 차이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유세 활동과 아울러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이미지, 정권 교체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세월호 촛불 집회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 홍성군 투표 그래프.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사진 왼쪽). 또한 충남지역 15개 시군 중에서 12개 시군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 홍성군 투표 그래프.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사진 왼쪽). 또한 충남지역 15개 시군 중에서 12개 시군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 다음포털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최선경 군의원은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는 홍성군이 바뀌었다. 내포신도시 젊은 세대들의 영향도 한몫했다. 아울러 지역 국회의원이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탈당과 복당이 이뤄지면서 지역 정가도 요동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전 새누리당 의원들,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주민들의 열망을 담아내 내년 지방선거까지도 잘 갔으면 좋겠다. 홍성군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의미 있는 선거였다"라고 평가했다.

또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지역에서도 더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홍성 지역 투표 결과엔 관외 사전 투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609명의 관외 사전투표 유권자 중 45.8%(3,028표)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19.9%(1,321표)를 얻은 안철수 후보와 14.9%(988표)의 홍준표 후보를 압도했다.

젊은층이 많이 있는 내포, 그리고 홍성읍 이외에 농촌 면 지역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에선 홍성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변화의 바람이 내년에 시행되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19대대통령선거#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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