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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여수산단 한화케미칼 화재 사고 현장. 관계당국이 현장을 조사중이다.  주변에는 공장 관계자외에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중인 모습이 보인다.
▲ 30일 여수산단 한화케미칼 화재 사고 현장. 관계당국이 현장을 조사중이다. 주변에는 공장 관계자외에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중인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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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내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가스누출에 이어 연달아 한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거기다 사고 방어벽 역할을 해야 할 공장 인근 산들은 녹지에서 해제돼 주민들의 걱정은 더 크다.

30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내 폴리에틸렌 생산라인 '저밀도 폴리에틸렌 화학공정' 고압분리기에서 오전 7시42분께 화재가 발생, 소방서가 출동해 한 시간 만에 진화했다.

 30일 사고 발생후  공장 상황실에서 사고에 대해 설명하는 한화케미칼 신광빈 안전팀장
 30일 사고 발생후 공장 상황실에서 사고에 대해 설명하는 한화케미칼 신광빈 안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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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에서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이날 사고는 공장 운전 중 고압분리기 이상 반응으로 압력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에틸렌 가스가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컬 김평득 공장장은 사고 현장 상황실에서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고압분리기는 폴리에틸렌과 폴리에틸렌 가스를 분리해 준다. 각각 액체상태와 가스상태로 존재하다가 분리를 하는데, 이 분리기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로 안전벨브와 안전파열판이 있다. 어떤 이유로 고압상태가 발생해 이 안전장치가 터졌다. 터지게 되면 정전기를 비롯한 어떤 발화원인들이 결합해 화재가 발생한다."

공장 측은 압력이 증가돼 안전장치가 터지게 된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에 같은 공장에서 원료 압축기 배관 파손으로 자일렌이 유출된 사고와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공장 측은 별개의 공정이라고 답했다. 공장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 "인명피해도 없고, 공장 가동 중단 외에는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놀랐다. 공장 인근 기동마을에 사는 주민 정옥석씨등은 사고 공장을 찾아와 "사고가 나자마자 연락시스템을 가동해서 마을에 알리고, 문자 고지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왜 일체 알리는 조치가 없었냐"며 회사의 안이한 대처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공장의 신광빈 안전팀장은 "소방서가 출동을 해서 진화를 했고, 크게 확산될 우려가 없고, 더 이상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도 취했기 때문에 굳이 비상연락체계를 통해 알리지 않아도 되는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녹지해제 되는 66만1천 제곱미터의 6군데 여수산단 주변 산 70년대 여수국가산단 조성 당시 군데군데 허파구실과 사고 '방어벽'역할을 하도록 녹지로 조성된 산이 해제되어 노란표시의 해당 공장용지로 변하게 된다. 산단내에는 왼쪽의 '첨산' 하나만 남고 6군데 산이 없어진다. 이 면적이 모두 66만 제곱미터 넘는다.
▲ 녹지해제 되는 66만1천 제곱미터의 6군데 여수산단 주변 산 70년대 여수국가산단 조성 당시 군데군데 허파구실과 사고 '방어벽'역할을 하도록 녹지로 조성된 산이 해제되어 노란표시의 해당 공장용지로 변하게 된다. 산단내에는 왼쪽의 '첨산' 하나만 남고 6군데 산이 없어진다. 이 면적이 모두 66만 제곱미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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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산단 공장 인근 산을 계속 없애는 데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처음 산단이 들어설 때 허파 구실을 하도록 녹지로 조성해둔 산 66만㎡를 없애고 이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산단 사고 발생시 '방어벽' 역할을 하는 주변 산이 없어지고 공장 증설만 염두에 두는 기업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크다.

여수 시민들은 SNS에서 "산단에서 이러고도 계속 산을 없애고 공장 증설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며 여수 시민들의 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공장 증설로 이윤만 내세운다고 지적했다.

여수산단 주변산은 지금 온통 벌거숭이 공장주변 산은 녹지에서 해제돼 벌목이 된 상태다. 벌목한 산에서 이번에 화재사고가 난 한화케미칼 공장이 보인다,
▲ 여수산단 주변산은 지금 온통 벌거숭이 공장주변 산은 녹지에서 해제돼 벌목이 된 상태다. 벌목한 산에서 이번에 화재사고가 난 한화케미칼 공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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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를 해제하고 공장용지로 허가해준 여수시와 전남도의 행정행위도 비난 대상이다. 2013년 10월까지 녹지 해제 계획이 잠정 보류 중이던 것을 2014년도에 여수시와 전남도가 계획을 승인하였다.

전라남도의회 강정희(더민주, 비례) 의원도 24일 제313회 임시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여수산단 녹지해제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강 의원은 여수산단 녹지해제에 따른 문제점과 토목공사의 위험성, 공장증설에 따른 유해물질 발생 등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전남도의 미온적 태도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엘지화학 정문 앞 산도 민둥산 무연고묘 임시 안치소가 있고, 산 위에 작업하는 포크레인이 보인다. 대체녹지 조성은 아랑곳 없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6군데 산들은 공장부지를 마련키 위한 엄청난 토사반출 공사가 또 남았다.
▲ 엘지화학 정문 앞 산도 민둥산 무연고묘 임시 안치소가 있고, 산 위에 작업하는 포크레인이 보인다. 대체녹지 조성은 아랑곳 없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6군데 산들은 공장부지를 마련키 위한 엄청난 토사반출 공사가 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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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에서 해제된 곳은 벌목이 된 상태다. 녹지 해제에 따른 대체녹지를 조성하는 공사는 하지도 않고 벌목부터 하는 탓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현재는 벌목만 이뤄지고 토목공사 준비를 하고 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의 설비는 70년대 후반에 시설된 것으로 40년이 넘었다. 이에 대해 공장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난 공정의 설비는 부식이라든가 노후로 생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공장부지로 조성될 부지의 산에는 현재 장마를 대비해 아래 수로를 내놨다.  약 12만3천 제곱미터다.
 대림산업 공장부지로 조성될 부지의 산에는 현재 장마를 대비해 아래 수로를 내놨다. 약 12만3천 제곱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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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원인 발생 사유도 없이 우발적으로 날 수 있는 사고라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수산단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연이어 난 사고에 불안하다. 큰 사고로 이어졌다면 어떻겠나. 노후설비가 아닌 사고라면 아무 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아닌가?"라며 걱정을 했다. 그런 상황인데도 "출퇴근 길에 주변 산이 벌목되고 깎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푸른 산들이 민둥산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산단 근로자들도 하소연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게재했습니다.



#여수산단 화재#한화케미칼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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