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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를 받고 온 119구조대원이 그물망으로 잡은 수리부엉이를 포댓자루에 담고 있다.
신고를 받고 온 119구조대원이 그물망으로 잡은 수리부엉이를 포댓자루에 담고 있다. ⓒ 김종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금강에서 탈진한 상태로 발견됐다. 수리부엉이는 날지 못하는 상태였다. 총 두 마리를 목격했는데, 한 마리는 구출했지만 한 마리는 끝내 찾지 못했다.

25일 기자와 동행 중인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와 금강을 찾았다. 공주보 수위저하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가슴까지 올라오는 바지 장화로 갈아입었다. 먼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1호 곰나루 고마나루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4대강 사업 전 모래사장이었던 곳이 풀밭으로 변했다. 금빛 모래밭은 고라니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만 가득했다.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자 남생이로 보이는 파충류가 보였다. 속살이 녹아내리고 구더기가 들끓고 있다. 알을 낳으러 올라왔다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천지서 발견한 귀한 생명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1호 곰나루 강변 모래밭은 풀밭으로 변했다. 남생이로 보이는 종이 수풀에 죽어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1호 곰나루 강변 모래밭은 풀밭으로 변했다. 남생이로 보이는 종이 수풀에 죽어 있다. ⓒ 김종술

물빛은 탁했다. 누런 소 오줌 빛이다. 강물에 떠 있는 낙엽이 바람을 타고 상류로 흘러간다. 녹조 알갱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먹다 버린 PVC 물병이 둥둥 떠다닌다. 낚시꾼의 배설물도 보인다. 빈 깡통부터 죽은 물고기까지 바람을 타고 밀려든 쓰레기 천지다.

허리까지 빠진 상태로 걸었다. 발밑은 온통 펄밭으로 푹푹 빠져든다. 낯선 생명체가 노려보고 있었다. 갈색 옷을 입은 커다란 수박보다도 더 커 보이는 부엉이로 보였다. 눈가에 노란 금테가 보인다. 인기척에 놀랐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 김종술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 김종술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 김종술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기자를 보고 날아올랐지만,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에 빠져버렸다. ⓒ 김종술

가까이 다가가자 큰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1m도 날지 못하고 물속으로 곤두박질쳤다. 퍼덕거리며 물 밖으로 나와서는 또다시 노려본다. 가슴에 털이 빠진 것 같았다. 코와 등의 상처도 육안으로 확인했다.

새 박사로 불리는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에게 연락했다. 사진을 보내고 확인한 결과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였다. 사진을 살펴보던 이 국장이 다시 전화했다.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가 물가에 앉아있다.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324-2호이자 멸종위기종 2급인 수리부엉이가 물가에 앉아있다. ⓒ 김종술

"수리부엉이가 맞는데, 처음 발견된 것은 다 큰 것으로 보이고 한 마리는 새끼로 보인다. 가족인 듯한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낮에는 사람들을 피해서 잠자리인 절벽이나 쉬는 공간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강변에 그대로 있다는 것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증거다. 건강한 아이들은 깔끔해 보이는데 깔끔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구조가 시급해 보인다. 보통은 사람들이 가까이 보기 힘든 새다."

오전 9시 22분, 공주시에 구조를 요청했다. 다시 물가를 걸었다. 상류 100m 떨어진 곳에서 또다시 힘없이 바라보는 부엉이를 추가로 발견했다. 공주시의 연락이 없었다. 9시 56분 다시 연락했다. 공주시와 연결된 동물병원 원장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공주에 없어 현장을 방문할 수 없으니 119에 신고하라고 했다.

10시 119에 신고를 했다. 5분 만에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를 이끌고 다시 현장을 찾아 나섰다. 한 마리는 강변 갈대 뿌리 쪽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구조대원이 그물망을 들고 가까이 다가갔지만, 피하지도 못하고 잡혔다. 발버둥도 없었다.

끝내 찾지 못한 수리부엉이 한 마리

 신고를 받고 온 119구조대원이 갈대 뿌리 근처에 앉아 있는 수리부엉이를 그물망으로 잡고 있다.
신고를 받고 온 119구조대원이 갈대 뿌리 근처에 앉아 있는 수리부엉이를 그물망으로 잡고 있다. ⓒ 김종술

1시간이 훌쩍 넘었다. 어미 새로 보이던 첫 번째 수리부엉이를 찾아 나섰다. 처음 발견했던 갈대밭으로 이동했다.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수리부엉이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 풀숲까지 훑어보았지만 찾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첫 발견부터 구조까지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년을 산다는 수리부엉이는 바위가 많은 암벽에 서식한다. 크기는 60~75cm 정도로 육식성으로 쥐, 토끼, 다람쥐, 조류 등을 잡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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