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산 지 4년 남짓 됩니다. 그래도 목포에 대해선 아직도 잘 모릅니다. 지난 15일, 주일 오후 무렵에 차를 몰고 야간 투어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목포를 잘 알고 싶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나 아는 분들이 목포에 오면 잘 소개해 주고 싶어서 말이죠.
우선은 '목포역'에 들러 점을 찍고, 곧장 북항으로 달렸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잘 만들어 놓은 '노을 공원'이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죠. 차를 세우고 공원 쪽으로 걸어가는데, 저 멀리 고기잡이 어선과 목포대교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밤에 출항하려고 그물을 준비하는 고기잡이 어부들과 많은 어선들이 보였습니다. 저 멀리 만선을 채우고 돌아오는 배들도 있었죠. 부두에서는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는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하늘이 유난히 맑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북항 노을공원엔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습니다. 가족끼리 돗자리를 깔고 이야기를 나눈 분들도 있었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장난감 차를 타고 놀고 있고, 또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모여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북항 어선들과 노을공원을 뒤로 한 채, 나는 목포대교로 향했습니다. 물론 해는 이미 저물었고, 밤 시간이 한창 지난 때였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목표대교와 그 불빛에 비추는 밤 바다의 장관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듯 했습니다.
더욱 멋진 광경은 그곳 목포대교 둘레의 라이브 카페에서 펼쳐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곳 카페에서는 마치 노천극장을 연상케 하듯이 '4050' 팝송과 '7080' 옛 추억의 노래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느 가수인지 알 길은 없지만 중년의 여성 가수와 남성 가수가 돌아가면서 멋진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습니다.
그 구수한 노래를 뒤로 하고, 나는 차머리를 평화광장 쪽으로 돌렸습니다. 그곳에 설치된 '러브 게이트'도 보고, 그곳 너머의 '밤바다 분수'도 감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에는 그 '러브 게이트'가 '철인삼종 승리자 게이트'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시각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철인삼종 경기자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현장이었습니다.
정각 오후 9시였습니다. 이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밤바다 분수가 이제 곧 펼쳐진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세 곡의 노래와 함께 멋진 분수의 향연이 펼쳐진다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로 멋진 분수 쇼가 펼쳐졌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두 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목포 야경을 끝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목포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달산을 향했고, 그곳 노적봉에 올라 멋진 목포 시내의 야경 사진을 한 컷 담았습니다. 가로수 불빛이 놓여 있어서 무섭거나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간간히 그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곳 유달산에서 내려와, 옛날 목포의 중심가였던 빛의 거리로 향했습니다. 이름하여 '루미나리에'로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의 네온 사인들은 시시각각 그 조명색이 바뀌고 있는데, 그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 그 길목에, 얼핏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항구 도시인 목포에서 진행하는 새벽 경매 말입니다. 물론 그 시각까지 눈을 부벼가며 기다릴 수는 없었고, 새벽 경매를 준비하는 분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찾아 간 곳이 목포수협위판장이었습니다. 그곳에는 그 시간까지 열심히 병어를 손질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목포를 더 알아야 하겠지만, 어제는 그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목포의 야경을 둘러보고 나선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목포는 밤의 거리이자 불꽃의 도시라는 점이 그것이었죠. 항구의 불빛도 그래서 밤에 더 빛이 났고, 분수대의 불빛도 그래서 밤에 더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그 라이브 카페도 밤의 불빛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목포의 밤 하늘이 아름다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낮 시간 동안에 걸쳐 목포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그 골목길 풍경에서 만나는 목포의 자랑거리들도 소개해 볼까 합니다. 그렇게 발로 뛰면서 목포를 알아가면, 훗날 누군가 목포를 찾아와도 좋은 길벗이자 길안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