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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62.6%로 반등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29~31일간 조사하고, 1일 발표한 결과다(전국 성인 1천501명을 상대로 조사.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국정 지지율이 한 주 전에 비해 2.8%p 증가한 것.

지난 1월 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주차 주중에 60%(59.8%) 밑으로 떨어졌다(1월 22일~2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4,82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9명(무선 80 : 유선 20)이 응답 완료.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그때 당시 언론이 이를 어떻게 이야기했는가 하면, 다음과 같다.

`빨간불 켜진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세 돌파구 있나` (서울신문)
`일방통행식 국정에 대한 지지율 경고` (문화일보)
`고공 지지율의 부메랑` (중앙일보)
`[논평] 지지율 59.8%와 남북 단일팀 논란` (노컷뉴스)

지지율의 하락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논조가 다들 비슷하다. 이것을 위기로 인식하는 듯 한데 그 원인도 비슷하게 지적한다. 남북 단일팀 논란에서 드러난 `공정성`의 결여와 비트코인 문제로 인해 2~30대가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단일팀 논란은 정말 치명적이었나

그림1 2018년 1월 1주차~4주차 세대별 국정수행 지지율 2주차에 단연 돋보이는 것은 20대 지지율의 대폭 하락이다. 9.9%p 하락으로 4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변화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 그림1 2018년 1월 1주차~4주차 세대별 국정수행 지지율 2주차에 단연 돋보이는 것은 20대 지지율의 대폭 하락이다. 9.9%p 하락으로 4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변화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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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의 평가 결과만을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언론들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들이 정말로 유의미한 변동을 야기한 것인지에 대해 세대별로 그 추이를 나눠서 살펴 볼 필요는 있다. 지지율의 세부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리얼미터가 실시한 2018년 1월 1주차부터 4주차까지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세대별로 나눠 그래프로 정리해보았다.(<그림1>)

[하나] 2주차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CBS 의뢰로 1월 8일(월)부터 12일(금)까지 5일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5,877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10명(무선 80 : 유선 20)이 응답을 완료하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20대 지지율의 대폭 하락이다. 9.9%p 하락으로 4주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 시기이다. 1월 11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을 필두로 하여 정부가 가상화폐의 규제를 암시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던 때와 겹친다. 가상화폐 담론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 달아오르던 때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 정도 폭의 하락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미성숙하고 근시안적인 대처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지지율은 1주차(1월 2일~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5,425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2,010명이 응답을 완료, 5.7%의 응답률을 보임(무선 80:유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에 비해서 1%p밖에 하락하지 않았는데 이는 다른 세대에서는 20대보다 작은 폭으로 하락했거나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의제가 20대 중심으로 민감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둘] 3주차
(리얼미터가2018년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42,315명에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09명이 응답을 완료, 5.9%의 응답률을 나타내었고(무선 80 : 유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변화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3주차인 1월 17일 비트코인이 25%나 하락해서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할 정도였고 젊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대처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의 3주차 지지율은 0.9%p 하락한다. 오히려 윗세대의 변동이 심했다.

3주차에는 전 정권을 향한 수사를 `정치공작, 보복`으로 규정하는 보수야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인 이 전 대통령의 반격에 5060 세대가 반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정부 모욕, 사법질서 부정` 입장표명과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에 대한 야 3당의 공세도 5060의 이탈을 불러온 것으로 추측된다. 3주차에 50대에서는 1.6%p, 60대에서는 5%p나 하락했다. 이런 연유로 전체 지지율은 2주차보다 큰 폭인 4.6%p으로 하락했다.

사실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을 정도의 대형 이슈인 것에 비해 핵심 지지층인 20대의 이탈이 크지 않았다. 언론들 말마따나 `공정함`을 저버린 것에 대한 청년들의 배반, 이라고 하기에는 야 3당의 정치적, 이념적 공세에 따른 5060의 이탈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나눠서 보면 어쨌거나 전 세대에 걸쳐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 않느냐, 하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분명 정부는 1월 한달 동안에만 쏟아진 다양한 이슈를 수습하는 데에 있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비지지층을 설득하는 데에는 다소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훼방놓기가 전방위적으로 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지율 하락세엔 야당의 영향도 있음을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일부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이런 식으로 국정운영을 하면 안된다'고 '그러니까 핵심 지지층마저 빠져나가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는데, 이념 공세와 적폐 청산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던 야당의 영향에 대해서도 짚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경제>는 ‘골디락스 존‘이라는 경제시사 용어를 지지율에 가져와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50% 후반~60% 초반의 지지율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한다. 낮은 지지율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서울경제>는 ‘골디락스 존‘이라는 경제시사 용어를 지지율에 가져와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50% 후반~60% 초반의 지지율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한다. 낮은 지지율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 서울경제 기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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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의 `낮은 지지율`은 긍정적으로 해석?

단순히 통계치를 해석하는 방식의 차이일까? <서울경제>의 2014년 2월 28일 기사를 살펴보자. `골디락스 존`이라는 경제시사 용어를 지지율에 가져와서는, 너무 높아도 안 좋고 너무 낮아도 좋지 않다며 청와대 관계자들이 50% 후반~60% 초반의 지지율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야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경제>는 올해 1월 25일 기사에서 지지율이 50%대 하락을 했다면서 이런 위기상황에는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참모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서울경제>, [데스크진단] 文 지지율 50%대 하락, `쓴소리 노예`를 곁에 둬라, 1월 25일)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논조를 보이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소개하는 기사에 같은 시기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어땠나 삼자비교를 하는 그래프를 싣는다.(1월 20일, 60%대로 떨어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왜) 그런데 아무리 봐도 해당 시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박 정권과는 비교도 안되는 압도적인 수치다. 임기 34주차까지도 문재인 정부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런 그래프를 제시해놓고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위험하다, 국정운영이 힘들어질 듯 하다,는 분석을 내놓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보도는 지지율의 변화 추이를 명확하게 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30대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핵심 지지층마저 못 잡고 있는 무능한 정부'라는 해석을 하기 전에 불필요한 이념공세로 인한 영향도 짚어줘야 하지 않을까.

* 참고 : 해당 4주간의 여론조사는 2017년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이 밖에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리얼미터##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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