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난 다음 날, 숲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데요.
맑은 날의 숲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조금 더 짙어진 숲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일까요?
흙냄새도 진하고, 나무의 향도 짙고
무엇보다 숲 자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한껏 빗물을 머금은 나무들이 말랑말랑 부드러워져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뭐든 살아있는 것들은 흐물흐물 부드럽습니다.
나무도 그렇고, 강아지와 토끼- 동물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잖아요.
원래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렇습니다.
그러니 긴장하며 굳어있을 필요도, 얼어붙을 필요도 없습니다.
'저 사람은 원래 저렇게 냉정한가?' 같은 오해도 불필요합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말랑말랑 부드러운 사람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