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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 정도 양치질을 하시나요?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세 번, 적게는 두 번 정도 하겠죠. 아침 먹고 한 번, 점심 먹고 한 번, 또 저녁 먹고 한 번 말입니다. 그런데 '매 식후 3분 내외로, 3분간, 하루 3번씩 이를 닦자'는 습관은 1970년대 이후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라고 하죠. 다만 그것이 충치 예방과 플라크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양치질은 충치 예방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에는 '치실을 사용하겠습니까?, 죽음을 택하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치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죽음으로 이어지는 전신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죠. 이것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닙니다. 입안은 감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의 온상이기 때문이죠."(12쪽)

지난 30년간 약 60만 명의 입안을 진찰해 왔고, '타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치유예방에 전념한 치과의사 모리 아키라의 <차라리 양치질하지 마라>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양치질로는 우리 입안의 세균, 곧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죠. 플라크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즉 타액이 말라 있는 동안에 활성화되기 때문에 식후의 양치질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플라크 관리는 '밤에 자기 전'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 두 시간대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음식물을 빼내는 양치질이 아니라 타액이 지나는 길을 만들어 타액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잠자기 직전 및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 플라크 관리를 하고, 식사 후에는 '치간 칫솔이나 치실 사용 및 혀 돌리기'를 추천합니다."(66쪽)


이 책에 따르면 우리의 입속에는 100억 마리 정도의 세균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항문에 달라붙어 있는 세균의 양보다도 훨씬 더 많은 양이라고 하죠. 더욱이 구강 상태가 좋지 않는 경우에는 1조 가량의 세균이 입 안에 존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입안의 세균, 곧 그 플라크 때문에 치주질환이 약해지게 되고, 그런 분들이 당뇨병,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 암, 폐렴, 그리고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죠.

책겉표지 모리 아키라의 〈차라리 양치질하지 마라〉
책겉표지모리 아키라의 〈차라리 양치질하지 마라〉 ⓒ 시드앤피드

그렇다면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는 걸까요? 아니면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이야기일까요? 이 책에 따르면, 아침과 점심과 저녁을 먹은 뒤에 곧바로 하는 양치질은, 그것도 치약을 듬뿍 발라서 하는 양치질은, 그렇게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하루 세 번씩 착실하게 하는 전통적인 양치질은 이빨을 닳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전의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뭔가 개운한 그 맛을 잊지 못한다면, 곧바로 치약을 듬뿍 묻혀서 하는 칫솔질 보다는 밥을 먹은 뒤에는 치실정도만 하든지, 아니면 치약을 묻히지 않은 채 칫솔질만 몇 차례 하든지, 그도 아니라면 밥 먹고 난 뒤에 나오는 타액을 혀로 몇 바퀴씩 돌려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어느 칫솔 회사의 조사에서 한 사람당 칫솔 한 개를 무려 반년간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플라크 관리 관점에서 보면, 칫솔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새 것으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칫솔 자체에서 세균이 번식하기 때문입니다."(73쪽)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칫솔을 그토록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작은 것 하나도 아끼려는 한국인의 절약정신 때문에 말이죠. 하지만 그 세균 때문에라도, 플라크 때문에라도 이제부터는 칫솔을 아끼는 그 습관 정도는 과감하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야 더욱더 건강한 치아와 몸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건강보험 제도 측은 치과용 아말감이 미나마타병(수은 중독으로 인한 신경질환)을 일으키는 유해한 수은이 아니라 무해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임상에서는 아무래도 안전성에 의문을 느낍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을 집필하던 도중인 2016년도 진료보수 개정으로 2016년 4월 이후 치과용 아말감은 일본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129쪽)

이른바 치아에 이상이 생겨 보충물을 사용할 때 쓰는 아말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이제는 그걸 사용할 수 없고 금이나 세라믹을 선택한다고 하죠. 그것이 건강이나 내구성 면에서 아말감보다 덜 해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만 핀란드처럼 보험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죠.

작년에 나도 치아를 고치면서 아말감을 쓴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고 있자니 괜스레 불안감과 염려증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아말감을 사용하지 않는 게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정부와 보건복지부에서 나서서 하루 속히 시원하게 정리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 말미에 보면 재밌지만 깊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를 해 주는 게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용 동물이 아무리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그 녀석들과는 결단코 입맞춤을 하지 말라는 게 그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녀석들에게서 치주질환을 옮겨 올 수 있고, 내가 녀석들에게 치주질환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죠. 치주질환을 앓게 되면 성인병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하니, 깊이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양치질하지 마라

모리 아키라 지음, 정선미 옮김, 시드앤피드(2018)


#치주질환#아말감 사용문제#양치질 하지 마라?#플라크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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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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