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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 통증으로 70년을 살아 왔다."

제주4.3항쟁 70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전시민들이 합동참배식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와 제주4.3항쟁 70주년 대전지역위원회는 3일 오전 대전역 서광장에서 '제주4.3항쟁 70주기 시민분향소'를 마련하고, 지역 시민사회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참배식'을 열었다.

이날 모인 대전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을 추모하고, 7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지 못한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에 대해 함께 아파했다.

특히, 대전은 4.3항쟁과 인연이 깊다. 당시 4.3항쟁과 관련되었다는 이유로 끌려온 300명의 제주도민이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당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6월 말이 되면, 산내학살희생자 합동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이 대전을 방문한다.

대전시민들은 4.3항쟁 70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합동참배식을 시작으로 대전역 서광장에는 5일까지 3일 동안 '대전시민분향소'가 운영된다. 분향소 앞에서는 4.3항쟁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된다.

또한 3일 하루 동안 매 정시마다 시민분향소 주변에서는 시민문화제가 진행된다. 대전민예총이 주관하는 시민문화제에서는 에코 어쿠스틱, 이경섭, 목진설, 조병주, 박홍순, 송인재, 정진채, 최종호 등 대전지역 음악가와 예술가 등이 참여하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이밖에도 시민분향소 옆에서는 대전시민인권센터가 마련한 홍보부스가 마련되어, 대전시민들에게 4.3의 진실을 알리는 전시회와 캠페인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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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합동참배식에서 추도사에 나선 김용우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우리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통증으로 70년을 살아 왔다. 4.3은 공권력이 민중을 학살한 사건이며, 점령군인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사건"이라며 "그것을 시작으로 한국전쟁전후 전국에서 일어난 잔인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대전 산내에서도 수천 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이어 "7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학살의 뿌리' 미제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황망한 마음으로 슬퍼하고만 있다"며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 한반도에 뿌려진 피의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주평화통일을 이루어 희생자들의 피흘림을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성효 원불교대전충남교구 여성회 교무는 "4.3항쟁은 무고한 시민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 당한 양민학살이었다. 무력충돌과 진압의 과정에서 국가권력이 불법하게 행사되었던 제주4.3항쟁은 결코 몰라서도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되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역사이자 아픔"이라며 "비록 잘못된 역사이지만 사실을 사실대로 분명하게 밝혀서 희생자들의 억울한 누명과 맺힌 한을 풀어주고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말할 수 있고, 사회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참배식에서는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감사의 '두 개의 한라산'이라는 '추도시'가 낭송됐고, 금비예술단 전연순 대표의 '전통무'가 공연되기도 했다. 또한 대전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합동참배식의 마지막은 대전시민들이 분향을 하고, 헌화를 하면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