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로운 이름을 한 갯골생태공원(경기도 시흥시 연성동 동서로 287)은 갯벌사이로 생기는 넓고 깊은 골이 주변의 갈대들과 어우러져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채로운 공간이다. 갯골이란 갯벌사이로 길게 나 있는 고랑(물길, 물고랑)을 말한다.
갯골 외에 조선시대 때 간척으로 만든 너른 들녘이 있고, 일제강점기 때 조성한 염전과 소금창고도 남아있어 시민들에게 체험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조벌이라 불리는 농촌 들녘은 300여년 전인 조선 경종때(1721년) 재정 충당과 백성의 구휼을 위해 이 일대 150만평의 갯벌을 간척지로 일군 곳이다. 오랜 세월 갯벌이었던 이곳을 기억하는 저어새가 찾아와 호조벌의 상징동물이 되었다.
갯골 중에서도 시흥의 갯골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들어선 '내만갯골'이자, 뱀이 구불거리는 모양으로 흐르는 '사행성 갯골'이다. 멀리 오이도(시흥시 정왕동) 앞 바닷물이 갯골을 따라 흘러 들어오고, 이 물길에 기대어 여러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하루 두 번 밀물 땐 갯골의 물줄기도 넘칠 듯 수위가 높아진다.
일제강점기 때 천일염을 생산하기 위해 조성한 염전과 소금창고도 남아있어 시민들에게 체험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년 초가을에 열리는 갯골생태공원 축제 때는 흥미로운 염전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 들녘, 갈대숲 등으로 공원이 크고 넓다보니 관광용 자전거 대여소가 다 있다. 갈대숲 산책로엔 흙길이 많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많다.
공원 중앙에 높다랗게 솟은 '흔들 전망대'라 불리는 목조 타워 전망대는 꼭 올라가봐야 한다. 22m 6층 높이로 나무 계단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에 다다른다. 바람이 세게 불어오면 정말 흔들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무섭기보단 흥미진진하다. 너른 갈대숲, 염전, 호조벌 들판까지 한 눈에 탁 펼쳐지는 게 장관이다.
높다란 전망대 덕택에 하늘 위로 날아다니는 작은 매들도 볼 수 있다. 날개를 펼친 채 바람을 타며 떠있는 매의 모습이 신비하고 아름다웠다. 호조벌 들녘 한가운데를 놀라운 속도로 달려 지나가는 고라니를 보면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덧붙이는 글 | 지난 4월 20일에 다녀왔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