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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이 고수해온 '북핵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정상회담은 22일 낮 12시 7분께(미국 현지시각)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회담장에 있던 취재진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직후 질문들을 던지는 바람에 실제 단독회담은 낮 12시 42분부터 오후 1시 3분까지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발 물러섰다고 평가할 만한 발언은 본격적인 단독회담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에서 나왔다.   

한 외신기자가 "비핵화가 한꺼번에 일괄타결되는 것을 원하나, 아니면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비핵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꺼번에, 일괄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더욱 더 낫겠다,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답변했다.

'선핵폐기 후보상'을 기조로 한 북핵 일괄타결 방식을 원론적으로 다시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어진 답변은 그동안 미국이 고수해온 북핵 일괄타결 방식에서 조금 벗어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데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을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꺼번에 빅딜로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물리적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방식을 논의한 과정에서 북미간 협상의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한중일 3국 모두 북한 위해 아주 많은 지원 약속"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과 응답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머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다행"이라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과 응답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머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다행"이라고 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 청와대

이어 한 국내언론 기자가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결정한다면 정말로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장하겠다, 그것은 처음부터 보장하겠다고 이야기해온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안전할 것이고, 굉장히 기쁠 것이다"라며 "(그로 인해) 북한은 굉장히 번영할 것이고, 북한 국민들을 위해서, 한국을 위해서도 상당히 좋은 일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에 수조 달러를 지원해왔다"라며 "지금 한국을 보면 세계에서 얼마나 훌륭한 국가인지 다 아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한국과 중국, 일본 3국과 다 대화했다"라며 "이 3국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아주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지금 약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1시간 26분간 진행된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에서는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지원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북한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그것이) 김정은 위원장을 굉장히 기쁘게 할 것이고, 만약에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그렇게 기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라며 "북한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서, 한반도를 위해서 굉장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손 안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과의 두 번째 만남 이후 김정은 태도에 변화 생겨"

한 미국언론 기자가 "중국이 북한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약간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보느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미국 현지시각) 젠스 스톨튼버그 나토(NAT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시진핑 주석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이틀간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에 미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중간 밀월관계를 극도로 경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로 만난 다음에 김 위원장의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것은 나에게 좋은 느낌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 주석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하지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로 방문하고 떠난 다음에 태도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도박사, 포커페이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어쨌든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만난 다음에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북중간 밀월관계에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거기(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일어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을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후에 다들 놀랐고, 그 이후 어느 정도 김 위원장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는 논란이 사실인 것은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두 번째 만남에 대해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이 있다면 지금 말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문 대통령의 답변을 유도했다. 

문재인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 발전은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단언했다. ⓒ 청와대

이에 답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우선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과연 실현될 것인가에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미간에 여러 번의 합의가 있었지만 정상들 간에 합의를 도모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라며 "더욱이 정상회담을 이끄는 분은 트럼트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극적인 대화,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냈다"라고 '트럼프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간에 수교도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은 세계사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다"라며 "그 중요한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뤄내고, 그것은 북한에도 실제의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에 북한에 평화와 반영을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태도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저의 역할은 미국과 북한 사이를 중재하는 입장이라기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또 그것이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문재인 아니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문 대통령의 능력을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라며 "지금 문 대통령이 아니면 이 문제(한반도 비핵화 등의 문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문 대통령의 중재자 혹은 길잡이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서 특히 문 대통령이 많이 기여했다"라며 "예전에도 한국에는 많은 대통령이 있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문 대통령의 기여가 아주 컸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을 "능력있고,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문 대통령은 한국이나 북한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아주 신뢰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다"라며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인지, 안 이뤄질 것인지는 두고봐야겠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런 협상에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라며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갈 때 가능성이 0이었는데 100으로 협상이 이루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일단 가봐야 하겠다"라며 "한국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아주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미정상회담#문재인#트럼프#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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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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