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를 맞아 "대장님 잘 계시죠"라며 인사했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대장'이라 부른 것이다.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후보는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습니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장님 잘 계시죠?"라며 "우리들은 대통령님을 대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은 나지막하게 다시 불러봅니다"라고 했다.
그는 "10년이 지나면 좀 나을까요? 그 날 이후로는 잠이 들었다가 금세 깨는 날이 많았습니다"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를 회상한 김 후보는 "그 해 5월19일 비서관들과 책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마지막 회의를 마치면서 하신 말씀, '이제는 그만 좀 손을 놓아야겠다.'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있습니다"며 "그게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장례식과 이어진 49재 기간 마음 놓고 한 번 울어보지도 못했습니다"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봉하마을의 생활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님 따라 봉하로 내려와 지냈던 2008년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같이 일하던 비서관들이 오는 날도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한두 시간 전부터 캐주얼 차림에 등산화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셨었죠"라며 "봉화산에 함께 오르면서 풀, 꽃, 나무에 대해 얘기해 주실 때가 제일 행복해 보이셨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얼마 전 관훈클럽 토론회에 갔을 때 질문을 받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요즘 더 많이 느낍니다"라며 "당신과 함께 했던 수없이 많은 자리에서 배운 것들, 저는 당신이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했던 시선의 끝에 서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요즘은 대통령님의 이 말씀도 자주 떠 올리게 됩니다. '진실은 힘이 세다, 강하다.' 그 말이 제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9년 전 우리가 아니다. 대통령님을 잃고 굵은 피눈물만 흘려야 했던 우리가 아니다.' 저, 이기겠습니다. 이겨야겠습니다"라며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지켜야겠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의 성공을 꼭 국민과 함께 만들어야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남북정상회담을 떠올린 그는 "임기 마지막 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님은 담담하셨습니다. 다시 길을 열어 후세들이 걸어갈 길을 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감당하고 계셨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나의 소망은 다음 대통령에게 잘 정비되고 예열되고 시동까지 걸려 있어, 페달만 밟으면 그대로 달릴 수 있는 새 차를 넘겨주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셨을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수 후보는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습니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할수록 더 잘 알겠습니다. 그들은 그저 훼방꾼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들은 과거를 믿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믿습니다. 어둠에 맞서는 제 근육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새벽을 부르는 제 호흡이 더 선명해졌습니다"라고 했다.
또 그는 "새로운 미래, 완전히 새로운 경남에서 우리 아이들이 밝고 환하게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습니다"라며 "대통령님,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거대한 산맥을 지켜봐 주세요.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라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