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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3일 오후 4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한꺼번에 하는 것이 확실히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다(It would certainly be better if it were all in one)"며 완전한 비핵화(CVID)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도중, 모두발언 뒤 예고 없이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핵화 방식으로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하기 힘들게 만드는 물리적 이유들이 있다"면서도 "한꺼번에 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비교적 긴 시간인 약 30분간, 북한과 관련해 20여 개 정도의 질문을 주고받으며 상세하게 답했다. 통상 양 정상의 모두발언 뒤 기자단이 퇴장하는 것에 비교할 때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그는 여기서 "질문을 몇 개 더 받겠다"는 등 작심한 듯 대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능력을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 그는 매우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이 있어 한국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진핑 중국 주석과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7~8일 만난 뒤 북한 태도가 달라졌다고 지적하면서, 관련해 "그 만남에 기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지적한 중국의 허술한 국경 문제를 재차 비판하면서도 "결국엔 다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역 탓에 대화가 간간히 끊겼지만 이날 질의응답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우리보다 더 잘 알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한국에 행운'이라고 말한 뒤, 문 대통령에게 "내가 잘 했느냐. 이보다 더 잘 할 수는 없다. A+ 맞느냐"라고 되물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트럼프 "김정은, 비핵화에 매우 진지... 북한의 안전 보장하겠다"

기자회견 된 한-미 정상 단독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기자회견 된 한-미 정상 단독회담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얘기한 적이 있나'란 질문에 부정하지 않은 채 "답하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say that)"고만 답해, 물밑 협상 과정에서 두 정상의 교감이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있다.

그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조건의 구체적 사항이 무엇인지 묻자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I'd rather not say)"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위대한 나라가 될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이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하게 말했다.

양 정상 모두발언 뒤 진행된 기자회견 시간은 예정에 없던 일이라 애초 예정됐던 단독회담 시간인 12시 35분을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질의응답은 전문은 미 백악관 브리핑룸을 통해 볼 수 있다. (전문 직접보기)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중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김 위원장, 역사상 없었던 일 해낼 좋은 기회 가지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간 단독회담이 22일(현지시각) 낮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렸다. ⓒ 청와대

- 트럼프 대통령에 묻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보나.
"그렇다. 나는 그가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그게(비핵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본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지금껏 우리(북미)가 왔던 것과는 다른 미래로 가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절대적으로,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

- 김 위원장과 얘기한 적이 있나.
"대답하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say that)."

-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현 상황을 업데이트 해줄 수 있나. 한국의 안보실장(정의용)은 실제로 회담이 열릴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움직이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있고, 그런 조건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회담은 북한에게 있어 위대한 기회이자 국제사회를 위해서도 위대한 만남이 될 것이다. 만약 그일(회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중에 일어날 것이다. 다른 시간에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지켜봐야 한다."

계속 대화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여러분이 알다시피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다. 그게 열리든 열리지 않든, 여러분도 곧 알게 될 거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다."

- 당신이 말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한 조건들(conditions)이 무엇인가.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I'd rather not say). 하지만 뭔가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 문제가 해결될 기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substantial chance)도 있다. 나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고, 그건 김 위원장도 같을 거라고 본다. 따라서 이 일이 성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그 경우 그것도 괜찮다. 6월 12일엔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회담을 할 좋은 기회가 있다."

- 비핵화에 있어서, 한꺼번에 하는 방식(all-in-one)이 될까, 김 위원장의 비핵화 길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될까.
"한꺼번에 하는 것이 낫다고 말할 수 있겠다(all-in-one would be nice). 그 이상을 말하진 않겠지만, 한꺼번에 된다면 확실히 더 좋을 거다. 그렇게 돼야 한다고까지 말하긴 힘들지만 그게 더 낫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힘들게 만드는 물리적 이유들도 있다. 짧은 시간에 하는 것, 그것도 근본적으론 한꺼번에 하는 방식일 것이다."

"회담 위한 조건,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한다면 안전 보장"

- 북한 문제와 비핵화 과정에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는가.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능력을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 나는 그가 북한과의 회담에 다른 시각을 가져 왔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거래(deal)를 하길 원한다. 한국에는 예전에도 많은 대통령이 있었다. 나는 문 대통령이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본다. 문 대통령이 남북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위해 좋은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문 대통령에 대해 크게 신뢰하고 있다.

그가 지금 하는 방법이 협상을 만들어낼 우리를 돕는 쪽으로 가고 있다.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지 아닐지, 누가 알겠나.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경험이 있다. 어떤 경우엔 협상에 있어 100% 확신하고 갔다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기회가 없는 협상이었는데도 때때로 쉽게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좋은 사람이자 유능한 사람이라는 건 말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있어 한국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결정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
"그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것은 처음부터 이야기해 온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안전해지고, 굉장히 기뻐하게 될 것이다. 또 북한은 굉장히 부자가 될 것이다. 북한에는 매우 근면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다.

뭔가 일어난다면 김 위원장은 매우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역사상 없었던 일을 해낼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25년, 50년을 내다본다면, 그때는 김 위원장이 과거 자신이 북한과 전 세계를 위해 했던 일을 되돌아보고 그 일을 한 것에 매우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중요한 말을 덧붙이겠다. 나는 한국·중국·일본 3국과 모두 이야기해왔다. 이 국가들이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을 도울, 아주 많은 자금 투자를 할 의향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 나눈 남북정상회담 중 어떤 말을 듣고 싶나. 당신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뭘 준비하고 있는가.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만난 이유다. 문 대통령이 바로 그런 걸 내게 말해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만의 회담이 있었고 그에 관해 얘기하게 될 거다. 어쨌거나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화로 많은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얘기가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 본다."

- 중국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회담하는 걸 말렸다고 보는가.
"김정은 위원장이 두 번째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다음에 김 위원장의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나는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시 주석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한 다음에,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시 주석은 세계 체급의 도박사(poker player)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어쨌든 둘이 만난 다음 북한의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고, 나는 조금 놀랐다. 어쩌면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누구를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는 얘기다.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아무도 몰랐지만, 그 이후에 두 번째 만남이 있었다고 보도됐다. 첫 번째 만남은 모두가 알았지만 두 번째 만남은 '깜짝 만남'이었다. 어쨌거나 북-중 만남 뒤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그 만남에 기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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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북한 비핵화#트럼프 대통령#트럼프 문재인#김정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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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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