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는 27일 늦은 오후 '북미, 통일각에서 실무회담 진행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정부 관계자가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자들이 27일부터 29일까지 판문각에서 실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고, 외부인이 방문할 수 있는 판문점 안보 견학 프로그램도 내달 12일까지 잠정중단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각 <워싱턴포스트>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의를 위해 이날(27일) 북한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1년 말부터 약 3년간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던 한국계 미국인 성 김 대사는 한국어에 능통하고 과거 6자회담에 참여하는 등 북핵문제를 다뤄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국측에서는 성 김 대사 외에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동행한 관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성 김 대사가 이끄는 미국측 실무준비팀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날 것으로 봤다.
이같은 상황 전개는 하루 전인 26일(미국 현지시각)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과 다소 차이가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백악관의 사전준비팀(pre-advance team)이 북미정상회담을 대비해 싱가포르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미간 실무회담 장소가 싱가포르가 아닌 한반도의 판문점 북측 통일각이라면,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연막이었을 수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실무회담이 판문각-싱가포르 투 트랙으로 진행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논의하는 실무회담은 판문각에서, 경호와 진행방식 등 의전을 위한 실무회담은 싱가포르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지난 목요일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취소 편지' 이후 상황이 다시 급변해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신속하게 열렸던 사실을 헤아리면, 2차 남북정상회담도 북미간 실무회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판문점 안보 견학 프로그램을 6월 12일까지 잠정 중단시켰다면,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가 아닌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기자들의 거듭된 사실여부 확인 요청에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확인할 사안이 아니"라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