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하원 연설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 생각하며, 그간 진심으로 노력해왔다"며 경제협력 확대 내용이 담긴 '신북방정책'을 강조했다. '신북방정책'은 문 대통령이 2017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것으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이 그 주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지시간 오후 2시 50분께(한국시간 오후 8시 50분) 러시아 하원(국가의회)인 '국가 두마(Duma)' 청사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도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남북·북미정상회담 뒤 이어진 한반도 평화 추진 움직임 등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며 관련한 러시아의 지지·협력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철도와 에너지, 전력협력 등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통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토대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 4월, 나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며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 중이고, 한·미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러시아와 남·북의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3국 간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또 남북 간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러 간 구체적 협력 방안도 제안... 철도·가스·전기 등 협력이 우선순위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뒤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공동체를 세우고, 추후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로까지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러) 양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 국민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양국 관계의 소중함을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길 바란다"며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할 구체적 방안도 발표했다.
▲ 한국 내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내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충' ▲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9개의 다리 전략(나인브릿지)' 중심의 극동개발협력 강화 ▲ 한-러 기업 협력으로 러시아 내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 등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 강화 등이 그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연설 중 '철도'란 말을 총 5번 반복해 말하며 강조했다. 2017년 제안했던 '9개 다리 전략' 중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등 세 가지 분야의 경제 협력을 우선순위로 꼽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일컬어 "이 길은 단순히 상품·자원만 오가는 게 아니라 유라시아 한복판에서 동·서양이 만나는 길, 그야말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이라며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다.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러시아 속담도 인용했다. 그는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아진 움 하라쇼, 아 드바 롯쉐)'라는 러시아 속담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며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 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면담, 한국-멕시코 경기 관련 축구대표팀 선수 격려 등을 진행하게 된다(관련 기사:
문 대통령, 러시아 국빈방문 "한-러 전략적 소통 강화될 것").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께 러시아에 도착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발표한 하원 연설문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러시아 하원 연설문]
존경하는 러시아 국민 여러분,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블로딘 하원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모스크바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광활한 대지가 인간에게 주는 경외심을 생각했습니다.
그로 인해 자연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러시아의 마음을 떠올렸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크기만큼 긴 호흡으로 러시아는 세계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조국전쟁과 대조국전쟁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고 인류의 정신사와 과학기술을 동시에 이끌어왔습니다.
이곳 하원 두마도 러시아 국민의 힘으로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러시아 민의를 대표하며 러시아 국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두마에서 연설할 기회를 마련해주신 블로딘 의장님과 올가 예피파노바 부의장님, 레오니드 슬루츠키 외교위원장님을 비롯한 의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동시에 양국의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는 러시아 정부와 의회, 국민들의 기대를 느낍니다.
러시아국민여러분, "러시아가 구원받을 수 있다면, 유라시아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러시아의 역사지리학자 레프 구밀료프는 말했습니다.
유라시아의 광활한 대륙은 크고 작은 문명이 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면서 희망을 키우는 공간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님의 '신동방정책'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입니다. 서구문명이 이룬 장점과 동양문명이 이룬 장점을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담아 인류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는 웅대한 설계입니다.
한국 국민들 또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바라고 있습니다. 내가 지난해,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은 '신동방정책'에 호응하는 한국 국민들의 꿈입니다.
나는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 생각하며, 그동안 진심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대통령 당선 직후, 푸틴 대통령님과 통화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특사를 파견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극동개발을 위한 협력방안을 협의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에 맞춰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전담하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님은 작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 나를 초청해주셨고 나는 그 기회에 '신북방정책'을 발표하고 한-러 간 실질적 경제협력 방안을 푸틴 대통령님과 함께 논의했습니다.
올해 1월, 내 고향 거제도에서는 세계인의 시각을 유라시아와 북극으로 돌리게 할 뜻깊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북극 탐험가의 이름을 붙인 쇄빙 LNG선 '블라디미르 루자노프'호가 시범출항을 했습니다. 나는 그 현장에 직접 참석하여 러시아와 한국이 함께 이룬 성과를 세계에 알리고 축하했습니다.
나는 오늘, 러시아와 함께 하려는 한국 국민들의 노력이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전달되길 바라며, 유라시아가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우리의 우정으로 활짝 열 수 있다고 믿습니다.
러시아 국민 여러분, 한국인들의 서재에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의 소설과 푸시킨의 시집이 꽂혀있습니다. 나도 젊은 시절, 낯선 러시아의 지명과 등장인물을 더듬으며 인간과 자연, 역사와 삶의 의미를 스스로 묻곤 했습니다.
20세기 초, 한국에 소개된 러시아 근대문학은 한국의 현대문학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러시아 문학은 휴머니즘 교과서였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영성에 대한 탁월한 묘사를 통해 물질문명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남겨주었습니다.
지구 바깥으로 나간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도 과학기술 이상의 깨달음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지구가 얼마나 소중하고 절대적인 존재인지 알려주었습니다.
러시아의 저력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어떠한 도전과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러시아 국민의 힘이 되었습니다.
한국인들도 전통적으로 인간을 존중하고 서로간의 협력과 믿음을 가치 있게 여겨왔습니다. 그 힘으로 수많은 외침을 극복하고, 오늘날 당당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차 대전 후 독립한 국가 중 유일하게 높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함께 이룩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들은 정신적으로도 아주 강인합니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국민 여러분, 202년 전, 외교사절로 북경을 방문한 한국인 조인영이 러시아정교 전도단장 비추린을 만나 우정을 나눈 이후,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우애와 존중으로 이어져왔습니다.
1905년, 한국 최초의 주러시아 상주공사인 이범진 공사는 러시아 땅에서 망국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러시아 정부였습니다. 안중근, 홍범도, 최재형, 이상설 선생 등 수많은 한국의 독립투사들이 이곳 러시아에 망명하여 러시아 국민들의 도움으로 힘을 기르고 국권회복을 도모했습니다.
1980년대 말, 한국 정부는 한반도 냉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북방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소련 정부는 이념의 벽을 넘어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 우정과 신뢰가 쌓였고 그리하여 드디어 1990년 수교가 이뤄졌습니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생산한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이 러시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2013년 선진 우주기술을 한국에 전수했고, 한국은 나로호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 푸틴 대통령님은 '2024 러시아연방 국가발전목표'를 발표했습니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사는 경제를 목표로 합니다. 내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 경제'도 목표가 같습니다. 경제성장의 혜택을 국민들에게 고루 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양국이 극동지역에서 꾸는 꿈도 다르지 않습니다.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입니다.
존경하는 러시아 국민 여러분, 블로딘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양국은 뜻깊은 수교 30주년에 맞춰 유라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협력 확대 방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 성장 동력 확충'입니다.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양국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은 국내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해 가길 기대합니다.
둘째, 극동개발협력입니다. 작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나는 '9개의 다리 전략'을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민간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의 지방정부들 사이에도 협력 포럼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셋째,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기반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2024 국가발전목표'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 보건 향상입니다. 그 과제에 협력하기 위해 한국의 고급 의료기술이 스콜코보에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러시아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설립되는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은 암, 신장, 뇌신경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활을 도울 것입니다.
나는 양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의 국민들이 더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양국 관계의 소중함을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러시아 국민 여러분, 내일은 77년 전 러시아의 대조국전쟁이 시작된 날입니다. 수많은 영웅들과 무고하게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와 애도의 날'입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깊이 새기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평화의 소중함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평화를 일궈내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더 깊게 다가옵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한국 또한 참혹한 전쟁을 겪었습니다. 나 자신도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나 전쟁의 고통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찍부터 절감해왔습니다.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습니다.
이어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꾸어왔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3국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러시아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곳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역에서 연해주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까지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단순한 하나의 철도가 아닙니다. '러시아 노동자들의 황금손에 의해 건설된 생명의 길'이며 세계 인식의 지평을 넓힌 문명의 길이고 평화의 길입니다.
이 길은 단순히 상품과 자원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길입니다. 그야말로 유라시아 시대를 여는 관문입니다.
어느덧 100년을 달려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제 육상 교통의 중심을 넘어 유라시아 공동체 건설의 상징이자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랍니다.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아진 움 하라쇼, 아 드바 롯쉐)"라는 러시아 속담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 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입니다.
끝으로,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준 러시아 선수들에게 나와 우리 국민들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게도 러시아 국민들께서 따뜻한 응원으로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러시아와 한국의 국민들은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 깊게 쌓아 가면 그 어떤 난관과 도전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유라시아에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 있습니다. 전쟁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향해 러시아와 한국이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발쇼예 스빠씨-바(Большое спасибо)!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21일
문재인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