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지지를 보냈다.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에 러시아가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지 시각으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이슈가 해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대결 대신에 대화를 택한 트럼프 대통령이 몸소 개입해서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에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 논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해서 최신정보를 제공했다"라며 "오늘 이후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가 그 문제를 끝내고 싶어하고 우리와 함께 일할 거라고 확신한다. 그와 같은 약속에 대해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전인 지난 6월 6일 푸틴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16일 공개된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데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라고도 밝혔다.
"선거개입 절대 안 해" 푸틴에 절대 신뢰 보내, 미국 내 거센 역풍한편, 이번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거센 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직후부터 미국 언론의 혹평이 쏟아졌다.
이전에 열린 역사적인 미국-러시아 혹은 미국-소련 사이의 정상회담에서 국제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에선 '러시아 스캔들', 즉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양 정상이 어떤 입장을 밝히는 지에 관심이 쏠렸다.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미국 내부 문제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라고 강력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의 조사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할 수 없었다. 이것은 미국에 재앙"이라며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렇게 할 이유를 모르겠다"라면서 푸틴 대통령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반응이었다.
러시아의 선거개입에 상당한 혐의를 두고 있는 뮬러 특검과 미국의 정보당국보다 러시아를 더욱 신뢰하는 듯한 모습에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CNN은 "미국 대통령이 한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매우 우호적이면서 단독 인터뷰도 자주 하는 <폭스뉴스>도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