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리비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랍 사건 당사자의 건강 상태와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현지에 다녀온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는 16일 "(리비아 당국이 피랍자가) 건강하다는 것을 설명했고, 동선도 파악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백 전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랍자가) 나온 비디오와 (납치한) 단체의 코멘트를 통해 (피랍자의 상태를) 파악했다"라며 "리비아 정부가 다른 루트를 통해 간접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전 대사는 이번 납치가 다른 때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납치 단체가 다른 때와는 다르다. 단체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요구사항도 없다"라며 "이 때문에 리비아 당국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납치세력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테러리스트 단체 아냐"납치의 목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백 전 대사는 "IS, 알카에다 등과는 전혀 다르게 (납치 세력이)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와 우리는 확실한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테러리스트 단체는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리비아 정부의 실제적인 조치와 관련해서는 "부족사회 지도자들과 접촉해 사회적인 압력을 통해 납치한 행동에 대해 원상복귀를 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들었다"라면서도 "구출작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사안은 리비아 정권에도 중요한 문제"라며 "리비아는 물 공급을 위한 담수화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는 한국이 제일 잘한다, 리비아로서는 자신들이 제일 필요한 파트너에게 굉장히 미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비아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런 소식을 전해줄 날이 빨리 올 거라고 했다"라며 "리비아 정부가 아니어도 우리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6일 리비아 서부 하사와나의 대수로 사업장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납치된 우리 국민 1명은 현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60대 초반 남성이다. 그는 장기간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백 전 대사는 한국인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외교장관 특사 자격으로 지난 10일 리비아를 방문, 현지 고위 인사와 업무 협의 등을 한 뒤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