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로 바다가 들어온 항구
가을 하늘까지 담았구나
-디카시 <통영 강구안>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고 고성도서관이 시행하는 「2018 길 위의 인문학 3차 프로그램-고성 가도(街道)를 따라 걷는 문학의 향기」를 10월 2째주부터 4주간 매주 토요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탐방 행사로 통영 강구안과 이순신공원, 그리고 고성의 장산숲을 투어했다.
오전 9시에 고성도서관에서 출발하여 통영의 이순신공원과 강구안을 먼저 둘러보았다. 고성에 살면서 인근 통영에 그렇게 자주 왔지만 이순신공원에는 처음 가 봤다. 이순신공원은 통영시 정량동 소재 망일봉 기슭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이순신공원은 통영시의 대표적인 성지다. 임진왜란의 최대 승첩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이순신공원은 원래 한산대첩기념공원이었다.
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참 아름답다. 바다 멀리 한산도와 거북등대, 한산대첩비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미륵산이 있다. 통영이 왜 성지인지도 금방 알겠다. 이순신공원은 역사적인 의미를 떠나서도 풍광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바닷가로 놓인 데크길을 걸으며 바다를 조망하는 것만으로도 일품이 아닌가.
이순신공원을 둘러보고 강구안으로 왔다. 강구안은 여러 번 가 봤지만 새삼 가을의 강구안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육지 속으로 쑥 들어온 바다를 둘러싸고 중앙시장, 꿀빵집, 충무김밥집, 커피숍이 있고, 대형 광광버스가 늘어서 있고, 또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 곁에 한가롭게 낚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탐방에서 자유시간에 강구안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 보는 것도 가슴이 벅찼다. 강구안만으로도 통영이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가!
두 주간의 강연을 미리 듣고 통영의 이순신공원과 강구안 그리고 고성의 장산숲을 탐방하며 디카시 작품을 써서 제출하게 해서 오는 토요일에는 도서관에서 디카시전을 하고 후속 모임도 할 예정이다. 중학생에서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같이 투어를 하며 가을날의 정취를 만끽했다.
장산숲에 가서는 디카시 즉석 백일장 시상도 했다. 미리 스마트폰 디카로 디카시를 창작하여 오후 2시까지 제출을 하라고 하고, 장원한 분에게는 이미 절판된 2004년도 출간한 최초의 디카시집 <고성 가도>를 내가 서명하여 상품으로 준다고 했다. 마침 집 서재에 2권이 있어 1권을 선물로 주려고 챙겨 갔다. 아주 재미있는 이벤트로 모두들 즐거워했다. 후속 모임을 통해 수강생들과 고성도서관을 중심으로 디카시 창작 동아리도 하나 만들어 같이 공부해볼 생각이다.
디카시 창작 동아리 하나 만들고 싶어
이번 탐방을 통해 보람이 컸지만 무엇보다 그간 예사로만 봤던 강구안의 진가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밤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가 여수항이라면 낮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는 통영의 강구안이라 한다. 가을이 가기 전에 다시 통영 강구안에 가서 꿀빵도 사먹고 커피숍에서 가을 강구안을 오래 바라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