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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길 ⓒ 이상옥
   
가을이라도 늦은 가을에는
누구나 영화 주인공 같아서...
 - <레드 카펫 혹은>


지난 9일 담양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열린 제19회 전국가사문학학술대회에 다녀왔다. 한국 가사시 100인선 3번인 가사시집 <열두 공방 열두 고개>를 출간한 바 있는 이달균 시인과 동행했다. 갑장 친구인 이 시인과 만추를 즐기며 둘이 모처럼 즐거운 나들이를 했다.

이 시인은 마산에서, 나는 고성에서 각각 출발 사천 IC 근처에서 합류했다. 내 차는 파킹을 하고 이 시인 차로 담양으로 가는 길이 만추라 더욱 아름다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머물며 커피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며 행사 시간인 오전 10시 전에 도착했다. 

한국가사문학관에 대해 말만 들었는데 직접 가 보니 그 규모에 우선 놀랐다. 담양군에서는 가사 문학 관련 문화유산의 전승·보전과 현대적 계승·발전을 위해 2000년에 한국가사문학관을 완공했다. 본관과 부속건물인 자미정·세심정·산방·토산품점·전통찻집 등으로 이루져 문학관으로는 규모가 컸다.

담양이 가사 문학의 보고가 된 것은 까닭이 있었다. 담양은 기름진 평야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해 온 바, 사림들이 불합리하고 모순된 정치 현실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큰 뜻을 이룰 수 없을 경우 낙남(落南)하여 정착한 곳 중의 하나가 담양 일원이다. 그곳에 누(樓)와 정자(亭子)를 짓고 빼어난 자연 경관 속에서 시문을 지어 노래했기 때문이다.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고전시가인 가사를 오늘의 현대시인 가사시로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가사시'는 아직 정식 문학용어로 등재된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제19회 전국가사문학학술대회 대회사에서 한국가사문학진흥위원회 류연석 위원장은 "가사시는 일정한 서사(이야기)의 플롯을 지니고 있으며, 서술의 확장이라는 시상 전개의 자유로움을 갖고 있어 짧은 현대시나 현대 시조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가사시는 4음 4음보격이라는 자유로운 운율에 하고픈 말을 별 구애 없이 길게 할 수 있는 서술 확장의 성향을 지닌 시이므로, 하고픈 말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적합한 갈래다"라고 말했다.
 
 웅장하게 보이는 가사문학관
웅장하게 보이는 가사문학관 ⓒ 이상옥
   
 기조발제하는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
기조발제하는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 ⓒ 이상옥
   
 제19회 전국가사문학학술대회 종합토론
제19회 전국가사문학학술대회 종합토론 ⓒ 이상옥
   
 학술대회를 마치고 한국가사문학관 연못 앞에서 이달균 시인과 최한선 교수와 함께
학술대회를 마치고 한국가사문학관 연못 앞에서 이달균 시인과 최한선 교수와 함께 ⓒ 이상옥
 
최한선 교수가 <한국가사문학의 활성화 방안과 제언>이라는 기조발제를 하고, 윤영훈 아동문학가가 <가사동화의 창작-생활동화를 중심으로>, 노창수 문학평론가가 <가사동화의의 창작-전래동화를 중심으로>, 김목 아동문학가가 <가사동화의 창작-인물동화를 중심으로>을 각각 발표하고 지정토론과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고전 시가인 가사를 어떻게 오늘의 가사시로 계승발전시키느냐는 테마의 기조발제와 함께 가사로 동화를 어떻게 창작할 것인가를 모색해보는 발표로,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한국가사문학관은 담양의 명품 문화콘텐츠

한국가사문학관에서는 계간지로 <오늘의 가사문학> 18호가 발행되었고, <한국 가사시 100인선>과 <가사로 쓰는 동화 100인선>을 기획하고 <명품가사시 100선> 도 편집 완료했다 한다.

한국가사문학관은 담양의 명품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은 것 같다. 고전시가인 가사가 가사시로서 현대시의 한 장르로 자리 잡으면 한국의 시 또한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디카시#한국가사문학관#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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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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