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하윤수 교총회장이 있던 국회 행사에 참석한 사립학교 관계자들이 오늘(24일)도 학교에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한 인원의 상당수가 전국 사립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이어서 학교 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참석자 450명 중 상당수가 전국 사립학교 현직 관계자들
24일 교직원회의에 참석한 경기 A 사립고 교사들은 화들짝 놀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하던 이 학교 교장이 "그 국회토론회에 나도 참석했는데, 그 곳에 확진자가 있었대요?"라고 되물었기 때문이다. A학교에선 해당 행사에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이 참석했는데, 둘 다 출근했다.
문제의 행사는 지난 19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다. 이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연단에 나와 축사를 한 이는 하윤수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다. 그런데 하 회장은 그로부터 사흘 후인 22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날 행사는 국회 교육위 곽상도 의원(미래통합당)과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한국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한국대학법인협의회가 함께 열었다.
하 회장, 마스크 안 쓴 채 첫 줄에... 심재철, 곽상도, 전희경과 나란히
곽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다행히 이날 행사 참석자들 상당수는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하 회장은 좌석 첫줄에 앉았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역시 좌석 첫줄에 앉은 미래통합당 소속 곽상도, 심재철, 전희경 의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문제는 이날 450여 좌석을 거의 메운 인사들 가운데에는 전국에서 모인 사학 초중고 교장과 행정실장, 이사장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이들은 하 회장의 확진이 확인된 지 이틀이 지난 24일에도 상당수가 학교에 출근한 것으로 보인다. A고 교장처럼 24일에서야 언론보도나 교사들의 말을 듣고서 감염병 위험에 노출된 사실을 알았다.
이에 대해 한 교원단체 임원은 "곽상도 의원실은 19일 토론회 참석자 명부를 교육당국에 공개해 자가격리 기간이 끝날 때까지 행사 참여자들이 학교를 드나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안전 위해 토론회 참석자 명단 교육당국에 공개해야"
24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학생이 16명이고 교사가 6명, 교직원이 1명 등 학교 관계자는 모두 23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 회장은 이날 오전 확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순식간에 양성판정을 받아 입원하게 되어 주변 정리할 시간조차 없어 이제 상황을 말씀드린다"면서 "교육부는 학생과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 회장은 "확진자에 대한 무분별한 보도나 정보유출은 이번 사태의 최대 희생자를 마치 가해자로 만들고 있다, 보다 신중한 보도로 프라이버시 보호를 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