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에 4천명에 육박한 감염자가 나오고 2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중국과 멀리 떨어진 독일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000명 이상의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이탈리아 주변 국가인,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프랑스로 감염이 확대되고 있는데, 독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독일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 국가 중 대표적인 곳이 이탈리아인데, 최근 이탈리아를 여행한 독일인들에게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독일의 로베르트코흐 연구소(RKI) 에 따르면, 3월 1일 독일에서는 하루만에 확진자가 51명이 발생해 모두 11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20명 안팎으로 독일 남부 지역인 바이에른 지역에서만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독일 서쪽 지역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로 하루 만에 36명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와 일부 학교와 어린이집이 휴교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인스베르크에 살고 있는 남성이 지난 달 25일 확진 판진을 받으면서, 이 남성과 독일 축제인 카니발 행사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시민 1000명이 자가 격리되었습니다.
조용히 '사재기' 시작된 독일
또한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묀헨글라트바흐에서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초등학교를 오는 15일까지 휴교하기로 하였습니다.
바이에른 주는 총 19명, 바뎀뷔템뷔르크는 총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수도인 베를린에서는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독일은 중국발 탑승객에게만 적용했던 검역 신고서를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발 승객들에게도 작성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이에 독일 정부는 경기 부양책까지 고려하는 중입니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파에 잘 대비하고 있으나, 요구되는 상황이 올 경우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독일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한국인들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독감이 더 위험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방역당국은 감염자가 마스크를 써야하는 것이지,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긴 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독일인들도 어느새 조용히 물품 사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독일 정부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 식량 비축을 권고하고 있는데, 일부 도시 마트에서는 이미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약국에서 손세정제와 마스크는 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마스크 가격 또한, KF94 마스크 20개 기준 120유로, 한화로 약 16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최근 품귀현상으로 마스크 가격이 폭등해 사재기 판매 논란까지 일고 있는데, 독일도 어느새 조용히 이 단계까지 와버렸습니다.
손세정제는 품절, 식료품 코너는 텅텅 비어
손세정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의 모든 약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위 사진처럼 손세정제, 소독제는 모두 품절이라고 나옵니다.
온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사재기 현상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래는 독일의 대표 드럭 스토어인 dm 매장의 손세정제 코너입니다. Hände-desinpektion 이라는 손소독제 코너에 가보면 이와 관련된 물품들만 품절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독과 관련된 의류 스프레이들도 현재 모두 품절이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문구가 다 붙었습니다.
식료품 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 사진은 프랑크푸르트의 한 마트 사진입니다. 장기 저장 음식인 통조림 코너에 물건이 텅텅 비어있습니다. 많은 독일인이 햄과 소시지류, 피클, 옥수수콘 등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을 벌써 사재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파스타와 면 종류를 많이 먹는 독일인들이기에, 이 코너도 물품이 바닥을 보였습니다. 많은 파스타 제품이 이탈리아 산인데, 이탈리아의 심각한 코로나 상황 때문에 싸게 살 수 없어 입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파스타 소스도 사재기 품목입니다.
장기 보관할 수 있는 냉동 식품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독일 냉동식품의 메인을 차지하는 피자가 많이 팔려 비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제품류 코너 또한 많은 물품들이 비어있습니다. 한국보다 독일의 유제품류는 유통기한이 긴 편으로 2주 정도 됩니다. 이 제품들도 사재기 품목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독일인들은 조용히 물건을 사재기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재기를 독일인들은 "Hamsterkauf" 즉 "햄스터식 사재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햄스터식 사재기란 볼주머니가 빵빵한 햄스터처럼 대량의 일상 용품, 특히 식료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빗대어 부릅니다.
독일 Welt 신문지에서는 햄스터식 사재기 리스트까지 공유하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100여 개가 넘는 물품들이 리스트에 적혀 있는데 식료품, 음료수, 소독제, 배터리, 비상약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여러 물품들이 꼼꼼하게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현지 독일인들도 겉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는 않으나 조금씩 비상물품들을 사재기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